누구에게나 익숙하지만 정작 잘 모르는 중국의 문화에 관한 주제를 매호 선택해 그 주제에 정통한 중국인들이 들려주는 중국 문화 매거진, <지중>의 첫 번째 이야기는 ‘이소룡의 재발견’입니다.
우리 모두, 한때는 소년이었다. 소년들에게는 저마다의 영웅이 있었다.
중국으로 한정 짓는다면, 또래의 소년들 누구나 그랬지만 나에겐 성룡과 주윤발이었다. 죽도록 얻어 터지고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는, 그러면서 씨익 웃는 성룡이나, 죽을 줄 알면서도 이쑤시개 씹어 가며 친구와의 의리때문에 빗발치는 총알 속으로 뛰어드는 주윤발.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소룡은 내 리스트에 없었다.
사실, 이소룡의 영화는 단 한편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그래도 참 이상한 일이 다 있지. <당산대형>, <사망유희>, <용쟁호투>, <정무문> 같은 이소룡이 출연했던 영화의 제목은순서가 뒤죽박죽이긴 하지만, 또렷이 기억한다. 아마 조금 더 일찍 태어났다면 분명 그의 이름 석자는 내 리스트에 있었을 것이다. 이소룡이 큰형 뻘이나 삼촌의 방에는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방벽을 장식하던 포스터에는 늘 이소룡이 존재했다. 영화를 본적은 없지만 그의 얼굴, 그의 몸매를 또렷이 기억하는 이유다. 포스터뿐만이 아니다. 방구석 어딘가, 아마 서랍이었을 테지. 스프링 달린 한손으로 쥐어지는 크기의 악력기. 학교 가방 속에 가지런히 들어있던 쌍절곤. 지하수를 펌프로 끌어올리는 수돗가 마당에서 흔들리던 샌드백. 싸움도 못했으면서 쌈박질 얘기만 나오면 그들은 언제나 이소룡의 이름을 입에 올렸고, 이소룡의 이상한 소리를 따라했으며, 그들의 싸움 실력은 모두 이소룡이었다. 저마다 가슴속에 품던 영웅이 두어명쯤 있었지만, 이소룡만큼 모두가 공감하는 ‘모두의 영웅’은 드물었다.
영원할 것만 같던 이소룡의 인기도 어느 순간 박제된 이미지로만 남게되었다. 이소룡에 크게 관심도 없던데다, 남들 아는 정도로만 알던 나에게 <지중: 이소룡의 재발견>은 그를추억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갔지만 그 시절의 추억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와 같은 시대를 산 세대에겐 올올이 떠오르는 옛추억이고, 이름은 알지만 막상 그를 잘 모르던 젊은 세대에겐 말그대로 ‘전설’을 만날 기회이다. 그 사이 어디쯤에 위치한 나같은 사람에겐 그 시절을 다시 떠올리며 그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
보정을 걷어내고 추억이 명확 해지니 주변의 기억까지 되살아 난다. 가끔씩 유튜브를 열어놓고, 아 그때 그 노래 제목 뭐였더라 하며 소년은 한때 즐겨 들었던 리스트를 뒤적인다. 많은 곡의 제목이 흐릿해서 기억나지 않지만 어쩌다 기억이 떠오르면 와, 세상 좋아졌다 하며 신나하고, 이내 따라 부르며 그 시절을 떠올리고, 어린 두딸도 가까이 다가온다. 어린두딸이 이해하든 말든 이 노래는 말이지 하며 썰을 푼다. 그러면 서너 시간은 훌쩍 지나가고 어느새 내 손에는 맥주가 한캔 들려있다.
과거는 항상 아름답다. 누구는 에이, 그거 추억 때문에 그래요 라고 말하겠지만 소년은, 왕년에 자기가 휘두른 쌍절곤으로 이마 좀 터져본 소년이라면, 굳이 짚어주지 않아도 이미다 안다. 그 추억 때문에 과거가 아름답다는 걸. 지나고 보니 남는 건 모두 추억이라는 걸. 자 준비됐으면, 엄지를 들고, 콧등을 쓰윽 문지르며, 모두 다 같이, 아뵤!
목차
More about Bruce Lee: expressions _ 이소룡을 말하다
The essential timeline of Bruce Lee _ 이소룡의 생애
The social graph of Bruce Lee _ 이소룡 관계도
Interview with John Little, a Bruce Lee researcher _ 인터뷰: 이소룡 연구가, 존 리틀
An interview with Xu Haofeng, the master of martial arts novel _ 인터뷰: 무협소설의 대가, 쉬하오펑
The childhood of Bruce Lee _ 세개의 별을 품은 소년
Bruce Lee in America _ 미국 땅에서 홀로 서기
Return of the dragon _ 용맹스러운 용이 다시 강을 건너다
Mystery of death: to live, is to wait for the death _ 죽음의 수수께끼: 삶은 죽음을 기다리는 과정
Historical background of the birth of Bruce Lee _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 이소룡의 탄생 배경
Actor Bruce Lee _ 배우로서의 이소룡
The poems & letters of the martial artist _ 무술가의 시와 편지
Bruce Lee’s philosophy of life _ 이소룡의 철학
Equality advocator: a fluid man stood against the traditional views of race _ 전통적 인종관 속의 자유인
Bruce Lee with Japanese _ 이소룡과 일본의 인연
The spirit of kung fu _ 이소룡의 무도 철학
Bruce Lee & the mixed martial arts _ 종합격투기의 아버지라 불리는 사나이
They fulfilled Bruce Lee as the martial arts master _ 이소룡의 무술을 완성한 사람들
My teacher Yip Man _ 엽문, 진정한 스승의 의미
Bruce Lee’s quest for the ultimates _ 한계 타파에 미치다
Bruce Lee’s stunt _ 지상 최고의 묘기
Immortal AB: the training & fitness schema of Bruce Lee _ 불후의 복근: 이소룡의 트레이닝 시스템
The training equipment of Bruce Lee _ 발전과 혁신: 이소룡의 트레이닝 도구
The secrets in Bruce Lee’s diet _ 이소룡의 헬스 식단
The five proteges _ 다섯 명의 제자
The influence of Bruce Lee on Chinese kung fu actors _ 그의 발자취를 따라
The promoters of Bruce Lee's spirits _ 끝없는 전투와 불멸의 정신
The distinctive personal symbols of Bruce Lee _ 이소룡의 세 가지 아이콘
Bruce Lee in the games & comics _ 이차원 세계에서의 이소룡
Documentaries, films & TV series on Bruce Lee _ 영원한 전설의 기록
“Shrines” for the idol: the boutique store of private collectors _ 영웅의 시간을 파는 가게
Chronology of Bruce Lee _ 이소룡의 일생 연대표
저자: 지중, 하이상하이
출판: 하이상하이
사이즈: 175x230 mm
페이지: 1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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