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를 이탈하여 재탐색합니다.

15,000원
저자 : 시부엉
판형 : 130 * 200mm
쪽수 : 234p
발행일: 202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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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를 이탈하여 재탐색합니다.

 

저는 집에서 맨날 누워서 아몬드만 먹는 인간입니다.

그 날도 아몬드를 먹다가 갑자기 전주에 사는 동생과 경주에 사는 '신라 금관'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어쩌다 보니 차를 끌고 "생애 최초 장거리 자차 여행"을 시작합니다. 

여행 도중 유명인을 만나면 싸인이라도 받아야하니 

혹시 몰라 A5노트와 펜을 챙겨갔는데 이상하게 제가 다 써서 돌아왔습니다.

집에선 '싱어게인'만 보고 술만먹던 인간이 혼자 여행을 가니 방언 터진듯 글이 술술 쓰여 자고 싶어도 잠들지 못하고 새벽까지 글만쓰다 돌아왔습니다.

친구들은 심심하지 않냐 물었지만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고 개에게 쫓기고 울고 웃고 쓰느라 바빠 심심할 틈이 없었습니다.

붕붕이와 함께하는 9박 10일간의 수원-전주-남원-함양-마산-경주 내륙 일주 여행기! 

<경로를 이탈하여 재탐색합니다> 시작합니다!

 빵빵!

 

 

본문내용

 

-전주

햇볕에 투과된 억새의 색이다. 제주 오름의 색을 닮았다. 내려가 산책을 하려다 말았다.

생기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아줌마 아저씨 아이들. 나는 저들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그저 멀리서 풍경처럼 바라보기로 한다.

 

 

-전주~남원

매일 왕복 50km의 거리를 출퇴근 했던 나지만, 도시에서의 50km와 이곳의 50km는 전혀 딴판이다.

도시에서의 50km는 주변에 함께 달리는 차도 많고 평균속도도 그리 높지 않으며 기다리기는 귀찮지만 신호도 많다. 도시의 운전은 모두 함께 순응하며 달리는 느낌이라면 이곳에서의 50km는 평균속도 100이상도 가능한, 온전히 내가 속도조절을 하며 앞 뒤차도 살피며 달려야 하는, 주변에 함께 달리는 차도 몇 없는 그런 형태의 운전이다.

 

 

-남원

가뜩이나 흐린 날씨에 주변에 보이는 것은 온통 산 뿐이라 음산한 기운만 가득하다. 사람소리가 듣고 팠는지 본능적으로 라디오를 꾸역꾸역 다시 켜고 달린다. 매일 출퇴근을 할 때, 운전을 할 때 듣는  SBS라디오. 수도권을 넘어가면 들리지 않는다.

모든 풍경이 낯설어도 붙들려 있을 닻 같은 것이 필요하여 혼자 여행을 할 때면 꼭 이 소리를 켜놓는다. 디제이가 자주 바뀌는 밤 시간대 라디오 보다는 오전-오후 라디오가 더욱 좋다. 

불안정함에서 안정감을 찾으려는 지독한 안정주의자의 발악.

 

 

-남원

산길을 내려와 표지판을 오른쪽에 끼고 돌았다. 또 산길이다! 어디까지 올라가야하나, 여기가 맞나 싶을 때까지 붕붕이와 함께 올라간다.

길치에 개도 무서워하는(심지어 어둠까지!) 인간이 이 산속에 묵어보겠다고, 꼴에 또 문학은 좋아해서 굳이 이곳까지 온다는 게 얼마나 내가 생각해도 한심한지.

아까 마주친 용맹한 개들도 그것이 눈에 빤히 보여 나를 그리 쫓아낸 것일 수도.

 

 

-함양

잠깐 마트에 들러 나만 빼고 다 익숙해 보이는 사람들 속에서 물과 음료를 샀다.

나만 빼고 다 배경 같은 세상. 수채화를 그릴 때 자주 쓰는 ‘눌러준다’는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톤을 낮춰 주변과 물체를 어우러지게 하는 것. 나만 빼고 모두 ‘눌러져있는’ 세상.

 

2층 테라스에 앉으면 맞은편에 놓인 능선들과 나를 사이에 두고 엄청난 논밭이 펼쳐진다. 겨울이라 그 여백이 텅텅 비어있다. 엄밀히 말하면 마른 흙색으로 가득하다. 청회색과 회백색으로 가득 찬 풍경.

정말 아무소리도 나지 않고 아무 미동도 없는 풍경. 움직이는 것은 저 멀리 트럭 뿐. 내가 아까 힘겹게 올라온 1차선 도로를 후진으로 달리는 트럭을 보며 그나마 크게 웃었다. (그마저도 소리없이 웃어 조용했다.)

 

-경주(첨성대)

새로 경험하는 것들, 새로이 깨닫는 것들이 너무나 신기하고 행복해서 울컥한다. 

내가 모르는 이런 풍경이 있었구나, 나는 이런 것도 할 줄 아는 사람이구나, 나는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내가 마주한 이 풍경 속엔 누군가의 숨은 시간과 노력이 있겠구나...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내가 지나온 순간들이 알 수 없는 누군가의 노력, 많은 우연 그리고 행운이 얽혀 가능했던 것임을 깨닫는다.

물론 내 인생에 행복만 그득했던 것은 아니지만.

 

 

-경주(석굴암)

엑스포 공원으로 출발하기 전,

전망대에 세워놓은 차 안에서 산위에서 경주 시내를 내려다보며 남은 김밥을 모두 해치웠다.

내비는 계속 “경로를 이탈하여 재탐색합니다.”라고 말했고, 나는 “여기 맞거든” 이라고 답했다. 목이 막혔지만 행복했다. 

남들은 모를 이 행복.

경주의 하늘을 보며 혼자 교리김밥을 먹는 이 순간의 행복이란!

 

 

-경주(경주박물관)

사방이 온통 검은 방, 투명 쇼케이스 안에서 핀조명을 받으며 홀로 찬란하게 반짝이는 금관.

그 때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건 내 앞에 있는 너, 금관 때문이라고.’

 

 

 

저자소개 

 

<습작하는 마음으로(공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을 펴냈습니다.

- 1년에 2번씩 혼자만의 여행을 떠납니다.

- 운전 5년차지만 심한 길치입니다.

- 차를 붕붕이라고 부르지만 범퍼카처럼 사용합니다.

- 시골을 좋아하지만 개는 무서워합니다.

 

 

 

 

 

 

저자 : 시부엉

판형 : 130 * 200mm

쪽수 : 234p

발행일: 202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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