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 드릴까요? : 딱딱하게 프린트된 검은 글자들의 틈
디자이너들이 모여 을지로에서 글쓰는 모임 ‘글지로’의 첫 번째 프로젝트 <영수증 드릴까요?>
“영수증 드릴까요?”
대답은 대체로 두 종류다. “버려주세요” 아니면 “주세요.” 나는 후자다. 내 방에는 영수증을 모아 놓는 지퍼백이 있다. 주머니나 가방에서 굴러다니는 영수증을 넣어두면 어느새 꽉 차서 빵빵 해진다.
영수증을 모으는 습관은 스페인 여행을 다녀와 모아두었던 영수증을 우연히 발견하면서 시작되었다. 오랜만에 마주한 영수증은 다른 사람의 것 마냥 생소했다. 물건을 구입한 장소, 시간을 보며 영수증에 찍혀 있는 순간들을 더듬었다. ‘나 원래 이거 안 좋아하는데 이때 왜 이걸 먹었지? 다른 메뉴가 불가능하다고 했었나?’ 몇 가지의 명확한 기억과 또 몇 가지의 가물가물한 기억들이 더해졌다. 내가 실제로 경험한 것 같기도 하고 또 허구 같기도 했다. 그 뒤로 영수증을 버리지 않고 모으기 시작했다.
우리는 랜덤으로 영수증을 교환했다. 한 개의 영수증을 가지고 두 명이 각자의 글을 썼다. 한 명은 영수증 주인이고 한 명은 영수증과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다. 한 명은 영수증을 받던 날 실제 있었던 일을 쓰고, 다른 한 명은 영수증 속 정보를 단서로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상상하여 적었다.
어떤 이야기가 진짜이고 어떤 이야기가 가짜일까?
무심코 버렸던 영수증을 들여다보고 뜯어보자 현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끄집어져 나왔다. 딱딱하게 프린트된 검은 글자들의 틈에는 상상이 비집고 들어갈 여백이 있었다. 그 틈에서 우리가 찾은 건 무엇이었을까?
목차
영수증 드릴까요?
[ 크린토피아 코인워시 ]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내렸다
세탁비가 얼마일까?
[ 이얼싼훠궈 ]
마지막에 ♥ 라도 넣을 걸 그랬나
빨간 마라 소스가 묻은 입으로
[ 현대백화점 ]
혹시 패션 디자이너세요?
‘Thank you’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 CU ]
후후, 분명 당첨될 거야
냉장고 속은 붉은색으로 가득 차 있었다
[ AMERICAN EAGLE OUTFITTERS ]
그냥, 눈물이 흘렀습니다
마치 유학생인듯
[ 오거리할인매장 ]
1kg짜리 거대한 햄을 집어 들었습니다
거 봐, 내가 뭐랬어
[ (주)더센터오브필라테스 ]
일주일에 세 번씩
고객님, 세상이 많이 변했어요
[ 삼백집 ]
아주머니, 오늘은 소주 말고 모주요!
우리 것이 좋은 것이거늘
[ 프릳츠 ]
맞아, 바로 그거야
물 대신 소주를 릳터로 마시면
우리의 재미의 세계
제작: 글지로
사이즈: 128x182 mm
페이지: 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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