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 살아간다
적응과 생존과 번영의 달인, 나무처럼
나무는 정말 놀라운 존재다. 일단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꾸는 능력이 있다. 숨을 쉬어야만 하는 사람들에겐 당연히 아주 중요한 역할이다. 하지만 단지 그것만은 아니다. 나무들은 다른 나무들과 연대할 줄 알고, 위협을 당할 때는 그에 맞서 움직일 줄도 알며, 심지어 땅에 쓰러진 다음에도 온갖 현명한 방법들을 동원해 계속 삶을 이어나간다.
나무는 거의 4억 년 전부터 이 땅에 존재해왔다. 깊은 지혜를 쌓아오기에 충분히 오랜 세월을 지나오며 적응과 생존과 번영의 달인이 된 나무. 이 세상에 최소 6만 종의 나무가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수천 년에 걸쳐 나무들이 각자 자기가 뿌리내린 자리의 다양한 환경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가뭄이나 일시적인 혹한이 닥쳤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나무는 우주가 무엇을 던져주든 받아 들이면서 예상치 못한 일에 적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이유로 나무는 무척 유연한 존재로 진화해왔다. 물론 사람에게도 변화는 다소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불편함은 종종 성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걸 나무는 되새겨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나무 중, 서어나무는 특별히 높이 자라지도 않고, 화려한 꽃을 피우지도 않으며, 달콤한 과일을 맺지도 않는다. 요란한 박수갈채 따위 기대한 적 없이 늘 건강하고 견고하게 수천 년 동안 자기 자리를 지켜왔다. 생존 전문가인 잎갈나무는 위도상 가장 북쪽에서 길고 혹독한 시베리아의 겨울을 견디기 위해 겨울잠을 자며 버틴다. 지치고 삶이 힘겨울 때 잎갈나무가 권하는 치료법은 휴식이다.
때로는 정공법을 버리고 다르게 접근해야 문제가 해결되고, 약간의 튀는 발상이 반전을 불러오기도 함을 나무도 안다. 무한한 지혜의 소유자, 나무들은 종종 성장을 극대화하기 위해 머리를 쓴다. 호랑가시나무는 위쪽 나뭇가지 잎보다 아래쪽 잎에 가시가 더 촘촘히 박혀 있는데, 아무래도 아래쪽 잎은 위쪽에 비해 지나가던 동물들이 따 먹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굴참나무는 잔디에 불이 붙는 위기가 와도, 사람들이 나무껍질을 잘라가더라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저 나무는 손상된 나무껍질을 보충하기 위해 묵묵히 일한다. 폭풍우가 지나간 후, 나뭇잎은 언제든 다시 자랄 수 있으므로.
모든 게 계획처럼 순탄할 수 없는 삶 속에서, 막연히 폭풍우가 지나가길 기다리고 있기보단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찾아야 좋은 삶을 살 수 있다. 이처럼 우리가 나무로부터 배울 수 있는 큰 교훈 중 하나는 삶에서 벌어지는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모든 현상을 받아들이고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이 나무 같은 존재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지은이: 리즈 마빈
그림: 애니 데이비드슨
옮긴이: 김현수
출판: 덴스토리(Denstory)
페이지: 132쪽
사이즈: 140*19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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