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난 여름에 있어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여름 동안 제주, 몽골, 프라하, 파리를 여행했다.
미치도록 여행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면서, 오래 떠나고 싶었다. 그 마음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떠났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런 마음을 참고 싶지도 않았다. 여름이니까.
그 여행에서 길어 올린 32편의 이야기와 필름 사진을 엮었다.
여름 여행 산문집이자, 여름과 닮은 눈부신 시기를 담은 책이기도 하다.
‘지금 난 여름에 있어’라는 책 제목에서 ‘여름’은 그런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여름과 청춘.
우리의 젊은 날은 멋지거나, 대단하진 않다. 그보단 자주 울고, 자주 휘청이고, 엉망이 되기 일쑤다. 오늘은 이랬다가, 내일은 저랬다가 변덕도 심하다. 그렇다 해도, 우리는 젊다는 이유로 눈부시다. 이 여행도 그렇다. 멋지거나, 대단하진 않지만 그런대로 눈부시다. 그런 이야기들을 모았다. 우리의 젊은 날을 닮은, 여름 이야기들을. 한순간에 엉망이 되기도 하고, 계획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지만 그 속에서 다른 즐거움을 찾으며, 여름은 좀 그래도 된다고, 아니 그래야 하는 게 아니냐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목차
프롤로그
1부 지금 난 여름에 있어
소심한 반항 · 속도를 찾는 연습 · 도주 계획 · 매번 나를 흔드는 일 · 밤낮 없는 물음들 ·
온갖 재밌는 신작이 쏟아져도 너네 나오는 시트콤이면 충분할 것 같애 ·
비 오는 날에도 빨간 생쥐들은 남김없이 행복했답니다 ·
십 년 전 여름 · 11시에 봐 · 인사
2부 어쩌면 우리는 계속 여행 중이군요
걔의 첫 해외여행 · 아는 사람 한 명 · 별 걸 다 공유하네 · 기억 조작 · 우리 이야기 좀 해줘 ·
아직도 여전히 바보 같은 우리 · 게르 안에 갇힌 우리 · 별 아래서 ·
우리는 서로 미안하다고 하며 · 어쩌면 우리는 계속 여행 중이군요
3부 가장 너다운 여행을 하고오렴
51대 49의 마음 · 가장 너 다운 여행을 하고 오렴 · 둘일 땐 몰랐던 일들 ·
프라하에선 뭘 하면 되냐고 물어온다면 · 우리가 인사하는 법 ·
타이밍 · 비는 비가 할 일을, 우리는 우리가 할 일을
4부 완전히 다르게 쓰여지는 일
완전히 다르게 쓰여지는 일 · 기억과 애정의 비례관계 ·
우리를 움직이게 할 어떤 것 · 게으름을 처방합니다 · 행복이 말이 되는 순간
저자소개
누가 돈 주지도 않는 일에 꽤 성실한 편입니다.
스크롤을 한참 내릴 정도로 블로그에 글을 쓰고, 필름 사진을 찍고,
가끔 그거로도 부족하다 싶을 땐 영상도 만듭니다. 물론 다 취미입니다.
좋아하면 지겨워지는 법을 모르고, 지겨워 죽어도 좋아지는 걸 합니다.
여름이 오면 해변을 찾으러 가고, 겨울이 오면 눈을 찾으러 갑니다.
물 위에, 눈 위에서 보는 시선이 좋습니다.
비에 젖어 엉망인 채로도 남김없이 행복해지고, 그런 때를 글로 모읍니다.
책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궁금해하며, 자기 답도 써 보기 시작했다. 퀴퀴한 냄새가 나던 방 안에서도, 한 밤에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서도, 옥상에 누워 별을 보면서도, 해지는 걸 보던 자리에서도, 어떤 이의 기습으로 혹은 스스로 떠오른 물음으로, 잊고 지내던 질문들을 다시 찾아가고 있었다. 여전히 내가 나를 궁금해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49P
아주 어렸을 때 만난 친구들은 취향의 공통분모가 있다거나, 이야기가 아주 잘 통해서라기보다는 아주 사소한 이유로 친해지게 되니까. 사는 동네가 같다던가, 집 방향이 같다던가, 같은 반이라던가, 내게 먼저 말을 걸어주었다던가, 대게 이런 이유들이니까. 52p
누구는 겨우 책 한 권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책 한 권으로 어떤 사람이 몰려오기도 하는 법이었다. 190p
빈센트 그림을 보기 위해서 비행기를 탔던 작가의 순수한 열정을 생각했다. 자기가 본 것을, 다른 이들에게도 너무 보여주고 싶어 그림을 그렸던, 그림밖에 모르던 빈센트의 순수한 열정을 생각했다. 나는 두 순수한 열정을 생각하다, 내가 가진 열정을 생각했다. 모르는 채로 살아갈 수도 있었지만, 알게 된 나의 순수한 열정을 생각했다. 이제는 더 이상 모르는 척할 수 없게 된 어떤 마음에 대해서였다. 쓰는 일에 대해서였다. 191p
여행 중에 나는 자주 게을러진다. 아니 게을러지려고 한다. 나는 게을러지는 데도 연습이 필요한 사람이었다. 195p
카페로 들어가니 짧은 커트 머리 여자가 봉주ㅎ~하고 인사했다. 4년 전 파리에 왔을 때 ‘봉주르’하고 또박또박 발음했던 내 인사가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아 저렇게 발음하는 거였구나. 저런 톤이었구나. 나는 봉주ㅎ~ 하는 상냥한 인사가 마음에 들어, 혼자 몇 번이나 따라 했다. 198p
작가: 김미현
사이즈: 130x295 mm
페이지: 21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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