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입고] 아무 말 없이 RECORD NO.2 : BE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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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신승엽 
출판: 1984books
페이지: 136p 
판형: 128 x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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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말 없이 RECORD NO.2 : BERLIN

 

‘여전히 텅 빈 것과 다름없는 노트를 펼쳐보다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적었던 페이지의 날짜를 확인하고는 시간이 그처럼 빠르게 흘러간다는 사실에 슬퍼졌다. 내가 보낸 그 많은 시간 속 기억의 풍경은 왜 그토록 황량한 것인지 좀처럼 이해할 수 없었다. 기록하지 않은 기억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시간의 폭력 앞에 나는 속수무책이었다. 책상 위의 카메라는 나를 향해 놓여 있었다.’ - 본문

 

'사진은 기록이다'라는 ‘일반적인 측면’에서 이야기를 시작해보고자 합니다. 무언가를 기록한다는 것은 (*그것이 인과관계로 요약되는 기사 같은 것이 아니라면) 그리고 기록한 그것을 다시 들춰본다는 것은, 애써 기억하는 일이라고 불러도 되겠지요.

한 시절을 잘라 볼 수 있다면, 그 시작과 끝을 시간이 아닌 공간으로 이야기한다면 '파리'와 '베를린'은 제 한 시절의 시작과 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 두 도시에 머물며 필름에 새겨놓은 흔적들은, 제 한 시절의 기록임과 동시에 기억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억들이 지금의 제 자신과 분리할 수 없듯이 그것은 일종의 자화상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조금 더 '개인적인 경험의 측면'에서도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사진을 찍는 순간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제게 그것은 무언가를 기록하겠다는 의지라기보다는 무언가에 대한 반응에 가깝습니다. 그 반응이란 실로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니 ‘무의식적이다’라고도 말할 수 있을 테지요. 다시 말해서, 찍은 사진을 다시 들춰보는 것은 자신이 무엇에 반응하고 있는 것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때로는 미학적인 관점에서, 때로는 우연이 만들어내는 놀라움에서, 때로는 대상들 간의 유사성·상대성에서 혹은 대상 자체로부터 발생하는 호기심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그러나 그것 이면에 무언가가 더 있지 않은 것일까 늘 궁금합니다.

 

첫 책의 서문을 빌려 저는 아래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Thomas의 인생을 두고 내 멋대로 소설 같다 이야기하는 것도 무리겠지만, 감히 그것이 허락되는 것이라면 그를 처음 바라보던 그 순간은 시를 읽는 것과 같다. Thomas라는 시를 읽고 당장에는 이해할 수 없지만 불현듯 스치는 무언가에 끌려 베껴 적어 보는 것, 시간을 두고 마음껏 오독하는 것, 그 스치던 무언가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두 가지 측면, 사진이 ‘기록’의 방법이든 혹은 ‘대상에 대한 반응’의 방법이든 저는 결국 제 자신의 모습이라는 결론으로 돌아옵니다. 그것이 아주 오래전부터 제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인지, 밖으로부터 밀려들어오는 것인지, 또는 미래의 어떤 예감 같은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말하려 할 때부터 헛것을 쫓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듭니다. 기억의 일부분을 드러내 보인다고 해서 그것을 온전히 읽어낼 수도 없겠지요. 말할 수 없는 사진, 적확한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사진은 실패한 것이자 제 자신의 한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증명할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라는 물음을 책에서 한 적이 있습니다. 말할 수 없는 것들을 경험의 차원에서 이해하는 일은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러니 제가 하는 일이란 고작 '아무 말 없이' 사진을 보여드리는 것이지요. 다른 이의 사진에서도 저는 위와 같은 느낌을 받고는 합니다. 그 경험에 기대어 제 사진 안에도, 그것을 보는 사람들에게 제가 느낀 것과 같은 경험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깃들어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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