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탐정 사무소
제10회 브런치북 특별상 수상작
1. 실마리는 그 사람이 좋아하는 시에 있다!
『시 탐정 사무소』로 의뢰인들이 찾아온다. 이들은 아무런 말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시 한 편을 남기고 사라지거나, 어떤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 마음을 잡지 못한 채 방황하는 사람들의 가족 혹은 주변인이다. 시 탐정이자 시 해독 전문가 설록과 그의 조수 완승 군은 시를 읽으며 시 속 화자의 심리를 알아낸다. 그와 동시에 그 시를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과 처해 있는 상황을 읽어 낸다. 의뢰인들은 시를 해독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몰랐던 소중한 사람들의 마음과 진심을 알게 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2. 이성적인 시 읽기로 심리를 추리하다
시(詩)라고 하면 다분히 감성적인 장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만큼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장르도 없다. 시인은 행과 연이라는 간결한 형식 속에 우주보다 넓은 생각과 고뇌를 담아낸다. 철저한 계산 없이는 세상 모든 삶과 애환이 녹아든 시를 만들 수 없다. 그렇게 탄생한 시를 만나고, 그 속에 응축된 시어와 표현을 찬찬히 곱씹다 보면 어느새 시인에 닿게 된다. 그리고 그 안에 투영된 자신의 마음을 깨닫는다. 한 편의 좋아하는 시가 생기는 순간이요, 우리가 시의 매력에 빠지는 찰나이다.
시 탐정 설록은 시의 바로 이 점에 주목한다. “좋아하는 시를 보면 그 사람의 심리를 알 수 있다!”라는 전제 아래 사건과 연결된 사람의 심리를 알아내는 매개로 시를 이용한다. 시 속에 담긴 화자의 마음을 냉철하게 파악하는 동시에 그 시를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과 사정을 추리한다. 논리적으로 쓰인 시를 이성적인 눈으로 읽어 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이 과정이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되고, 의뢰인들의 마음을 울린다. 아울러 독자의 감성을 자극해 감동으로 이끌어 낸다. 우리가 시와 소설, 문학을 사랑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만들어 주는 셈이다.
3. 현직 국어 선생님이 쓴 시와 소설의 컬레버레이션
이락 작가는 고등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이다. 학생들에게 시를 소개하는 경험을 바탕으로 색다른 소설을 탄생시켰다. 소설 속에는 시 탐정의 이성적 시 읽기에서부터 시작해 의뢰인과 독자가 그 시를 감성적으로 온전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이 잘 표현되어 있다. 단순히 시를 해석하는 소설이었다면 흥미가 반감되었을 것이지만, 시를 작가의 시각으로 해석하면서 심리 추리의 형식으로 새롭게 엮어낸 것이 색다르고 흥미로운 점이다. 시로 심리를 추리하는 과정을 통해 독자에게 몰입도를 선사하는 한편, 찬찬히 시를 감상하는 시간까지 마련해 준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우리가 시를 읽고, 생각하고, 시구나 시적 표현에 감탄하고, 다시 생각하다가 마침내 시를 받아들이는 과정, 즉 시를 감상하는 일련의 과정을 형상화한 것이다.
_작가의 말 중에서
4. 이런 독자에게 유익하다.
평소 시를 어렵게 생각했던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나 시를 재미있게 공부하고 싶은 청소년, 한때 시를 사랑했거나 지금도 시를 아끼는 일반인 독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시를 어떤 방식으로 감상하며, 시와 소설의 문학적 만남이 어떤 매력을 주는지 『시 탐정 사무소』에서 알게 될 것이다.
저자 소개
이락
마산무학여자고등학교에 재직하며 문학이랑 잘 노는 법을 전수하기 위한 비책을 궁리하고 있다. 우리 학생들이 제 돈으로 시집을 구매하여 읽는 어른으로 컸으면 하는 바람으로 여러 도전을 거듭하는 중이다. 저서로 『에고, Ego! 시 쓰기 프로젝트』, 『무기가 되는 토론의 기술』, 『어쩌다 보니 재즈를 듣게 되었습니다』 등이 있으며, 『내 이마에서 떨어진 조약돌 두 개』라는 시집을 냈다.
이락 작가의 브런치스토리 brunch.co.kr/@hwiyada
목차
프롤로그 「우리가 물이 되어」, 강은교
1화. HJ그룹 딸 가출 사건 「추천사」, 서정주
2화. 열정이 사라진 아이돌 「빈집」, 기형도
3화. 셋째 형은 어디로 갔을까? 「감자 먹는 사람들 - 삽질 소리」, 정진규 / 「고향길」, 신경림
4화. 연애 상담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5화. 새로운 시작 「사무원」, 김기택 / 「땅끝」, 나희덕
6화. 독과 간 「독을 차고」, 김영랑 / 「간」, 윤동주
에필로그 「바다와 나비」, 김기림
책 속으로
시인은 반드시 작품 속에 근거를 남긴다고. 완전하게 비밀스러운 시는 없는 법이라네. 어때, 해독해 보겠나?” _13p
사람들은 선생님에게 시 해독을 의뢰하고, 우리(대부분 선생님이 하시지만)는 그 시를 해독하고 그들에게 일정한 보수를 받는다. 일반적으로 이런 일은 ‘시(詩) 추리’라고 부르고 사람들은 선생님을 ‘시 탐정’이라 부른다. _14p
나는 조금 흥분한 것 같아 숨을 내쉬었다. 쉬지 않고 말하다 보니 목이 말랐다. 아까 마시려고 떠 놓은 물이 생각났지만, 해독을 끊고 싶지는 않았다. 멈추면 머릿속에 잡아 두었던 의미가 달아날 것 같았다. _19p
“「빈집」이라는 시를 정말 좋아해요. 뭔가 내 얘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해서요. 그런데 사실 잘 모르겠어요. 왜 그 시에 끌리는지. 시 추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제겐 없으니까요. ‘그저 느낌이 좋아서’ 정도가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인 거 같아요.” _53p
“역시 소문대로 탐정님은 못 속이겠네요. 세간에 ‘설록 앞에서 시를 펼치지 마라. 네 영혼까지 훑어볼 것이다.’라는 말이 있어요. 아세요?” _64p
출판사 서평
《시 탐정 사무소》는 시 탐정 설록과 그의 조수 완승 군이 의뢰인들의 시를 해독하며 심리를 추리하고, 사건을 해결해 가는 소설이다. 소설 속에는 우리가 국어나 문학 시간에 공부한 적 있는 현대시가 등장한다. 시 탐정은 시 속에 숨어 있는 시인의 생각과 마음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그 시를 좋아하는 사람의 심리와 사정까지도 꿰뚫어 본다. 시를 이성적으로 해독하는 과정은 아이러니하게도 시를 들고 온 의뢰인들과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시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물론, 짜릿한 공감의 순간을 경험하게 한다. 시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한때 시앓이를 했거나 지금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겨 줄 것이다.
저자 : 이락
출판사 : 안녕로빈
쪽수 : 200쪽
크기 : 130 * 189 * 15 mm
출간일 : 2023년 09월 25일
ISBN : 9791191942279
분야 : 국내도서 > 소설 > 한국소설 > 청소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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