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에르 드 부아르 4호 (Maniere de voir) : 음모론의 유혹
르몽드코리아가 펴내는 계간 무크지 <마니에르 드 부아르>는 1987년 11월, 르몽드의 자회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격월간지로 창간한 이래 최근까지 문화예술, 기후변화를 비롯해 생태, 젠더, 동물, 에너지, 자원, 국제분쟁, 음모, 종교, 대중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매호별로 한 테마를 집중 진단해왔다.
이번 ‘음모론의 유혹’ 편은 모두 4부, 24편의 글로 이뤄진다. 음모론의 원천과 메카니즘, 역사적 음모 사건들, 음모론과 권력의 관계, 그리고 코로나 19 시대의 음모론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글이 집중 게재된다.
목차
# 서문
- 어두운 그림자의 힘 (브누아 브레빌 Benoit Breville)
# 책을 내며
- 음모론이 매혹적인 이유 (성일권)
# 1부 음모론의 원천
- 음모론의 단서, 박탈의 징후 (프레데리크 로르동)
- 픽션 속의 음모론, ‘뒤마’에서 ‘다빈치 코드’까지 (에블린 피에예)
- 음모론 메커니즘의 10가지 원칙 (브누아 브레빌)
- 음모론을 반대하는 음모론의 실체 (프레데리크 로르동)
- 사회심리학이 해석하는 음모론의 공간 메커니즘 (마리나 마에스트루티)
# 2부 역사의 시험대
- 케인스의 음모(?), 프랑스를 외면하고 독일을 편든 이유 (알랭 가리구&장 폴 기샤르)
- 처칠은 왜 우군이었던 그리스 좌파를 버렸나?
- 조엘 퐁텐 Joelle Fontaine
- 중일전쟁 촉발한 일본의 음모, ‘만주사변’
- 알랭 루 Alain Roux
- ‘레닌은 독일 스파이’라는 음모의 정체
- 알렉상드르 쉼프 Alexandre Sumpf
- 신나치즘으로 진화한 유대
-볼셰비즘의 음모
- 폴 헤인브링크 Paul Hanebrink
- 칠레 쿠데타 ‘Z계획’은 자작극?
- 조르주 마가시슈 Jorge Magasich
# 3부 음모론적 상상력
- 마크롱의 위험한 음모, ‘노란조끼’ 고립 전략 (세르주 알리미&피에르 랭베르)
- 이기적인 미국 의사집단의 음모 (토마스 프랭크)
- ‘UFO 음모론’의 진짜 배후는? (피에르 라르그랑주)
- 음모론적 인간, 호모 컨스피런스 (손현주)
# 4부 팬데믹 vs. 인포데믹
- 거대 제약산업의 음모에 마비된 국가들 (프레데리크 피에뤼 & 쥘리앵 베르노동 & 프레데리크 스탕바크)
- 제도권의 권위추락을 파고든 코로나 음모론 (프레데리크 로르동)
- 음모론 : 언어의 타락이 빚은 코로나 시대의 역설 (목수정)
- 정부와 의료계의 비즈니스적 음모 (필리프 데캉)
# [Annexe] 주목할 음모론의 퍼즐
책 속에서
“음모론에 맞서야 할 이유는 한둘이 아니다. 정치적인 결실을 얻기 힘든 온라인상에서 퍼져나가는 음모론은 두려움에 뿌리를 둔 신념과 과학지식을 동일시하는 상대주의의 치부를 보여준다. 음모론은 빠르게 확산하는 뜬소문을 검증, 비교, 분석의 결과인 사실과 동일시 하고, 기초라곤 없는 억측과 합리적인 가정의 차이를 무시한다. 신망받는 언론사들은 미국을 향한 러시아의 음모론에 일말의 믿음이라도 실어주는 주장이 제기되면 해당 주장의 세부 사항까지 면밀히 추적해 열거하곤 한다. ”
- 브누아 브레빌
“박탈. 이 용어는 음모론의 사회적 (정신적이 아닌) 사실에 정치가 접근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일 것이다. 음모론을 이유가 없는 망상, 아니 우매한 민중의 특성이라는 것 이외에 다른 이유가 없는 망상이라고 보는 대신, 비정상적이지만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로 볼 수도 있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이해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정보접근, 투명한 정치이슈, 심오한 대중논의 같은 수단을 박탈당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 말이다. ”
- 프레데리크 로르동
“시대가 복잡해졌다는 것을 말할 필요가 있겠다. 매우 세련된 캠브리지 출신의 젊은 스파이는 소련과 영국비밀정보국을 위해 이중 첩보원으로 일하면서 워터게이트, 케네디 암살사건, 스탈린식 재판까지 종횡무진 활약한다. 선·악, 민주주의·전체주의 같은 양극적인 세계에 머물기에는 너무 복잡한 인물이다. 존 르 카레가 우울하고 우수에 찬 확신없는 스파이 (『죽은 자에게 걸려온 전화』, 1963)를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은, 이보다 훨씬 전인 1948년에 조지 오웰이 소설 『1984』를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은 바로 국가의 음모였다. 그리고 미래가 이를 증명했다.”
- 에블린 피에예
“911 테러가 발생한 후, 수많은 회의론자들은 미국 정부가 펜실베이니아에서 발견된 추락 비행기 안에서 수록된 음성 녹음 기록을 감추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부시 행정부는 결국 피해자 가족이 그 음성기록을 듣도록 허용해 주었다. 그럼에도 어떤 음모론자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적이 없었다고 샤를르 피장은 지적했다. 여하튼 수집된 ‘증거들’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그것들 중 하나를 무력화시킨다고 해도, 그런 무력화가 전체 구조물을 위험에 빠뜨리지는 못할 것이다.”
- 브누아 브레빌
“아랍 세계가 음모이론에 쉽게 빠지는 성향은 이슬람 초기 시절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캐나다 셔브룩대 교수인 모하메드 우리아가 강조하는 것처럼, 이슬람 세계는 “메디나의 유대인들이 마호메트에 대해 음모를 꾸몄고, 그들이 이슬람의 도약을 방해하려고 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 아크람 벨카이드
“케인스의 경제주의에 대항해, 망투는 각종 수치와 고정관념(더 나아가서는 잘못된 신념), 지정학적 오류에 대한 비판을 개진했다. 또한 케인스의 경제주의가 독일의 설욕전에 도움이 됐을 뿐 아니라 반(反)나치 레지스탕스를 약화시켰다고 규탄했다. 망투는 이를 ‘(독일에 대한) 관용주의자’들의 탓이라고 비난했는데, 이들은 아돌프 히틀러가 정권을 잡기 전부터 이미 “베르사유 조약의 개정을 위한 캠페인을 펼쳐왔다. 지극히 당연한 결과지만, 연합국 측의 계속된 양보는 히틀러의 국가사회주의 혁명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조약을 개정하자고 주장했던 이들은 히틀러야말로 베르사유 조약 그리고 독일에 대한 잔혹한 처사가 빚어낸 산물이라고 끝없이 되풀이했다.”
- 알랭 가리구
“이런 때였던 만큼, 레닌이 ‘독일 스파이’라는 의혹은 빠른 속도로 번져나갔다. 결국 레닌은 독일황제를 위해 일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프랑스와 영국의 동맹국인 러시아를 불안에 빠뜨리기 위해, 독일 군대가 편의를 봐주어 1917년 4월 레닌이 쉽게 귀국할 수 있었다’는 소문이 돌자, 레닌은 비난받기 시작했다. 알렉산더 케렌스키에 의해 그해 7월 1일 시작된 독일군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 엄청난 참사로 끝난 시점에 이 폭로가 이루어졌다. 에르몰렌코는 볼셰비키의 자금과 지시사항들이 독일로부터 흘러 들어온다고 단언하면서도, 레닌이 독일의 자금을 어느 정도 받았는지, 또한 얼마나 자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말하지 못했다. 레닌도 위험과 호사를 오가며 사는 많은 스파이들처럼, 그 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일까?”
- 알렉상드르 쉼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공산당이 붕괴한 이후 유대-볼셰비즘 문제는 국가 차원의 추모 논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유대-볼셰비즘 신화 형성에 사용된 각종 이념적 지표는, 형태만 달리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1930년대에 반동우파는 유대-볼셰비즘 위협에 대항해 기독교 유럽에 방벽을 쌓으려 했다. 최근 우익 극단주의자들은 유대-볼셰비즘이 이슬람화된 서유럽, 즉 ‘유라비아(Eurabia)’라는 망령을 퇴치할 해독제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윌리엄 피어스(우익 운동가 윌리엄 루터 피어스의 가명)는 자신의 소설 『The Turner Diaries 터너 일기』(1978)에서 흑인과 공산주의자들이 전 세계의 백인사회를 파괴한다는 이야기를 펼쳤다. 오늘날 열렬한 백인우월주의자들은 『터너 일기』 등 과거 문헌에서 영감을 얻어, 무슬림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유대-볼셰비즘의 신화는 사라지기 시작했지만, 유대인 음모의 근원이 되는 과대망상증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폴 헤인브링크
“권력과 언론이 노란조끼 운동을 터무니없고 수준 이하의 주장을 한다고 비난하고, 상대하기 불가능한 세력으로 몰아 정치적으로 고립시키면, 그들의 기대는 손쉽게 실현될 것이다. 노란조끼 운동을 깎아내리려는 시도가 성공하면 마크롱 대통령이 2017년부터 추진했던 전략, 즉 정치를 자유주의와 포퓰리즘의 대립으로 단순화시키려는 전략이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유주의 대 포퓰리즘 개념이 확고해지면,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을 반대하는 세력은 좌파나 우파나 상관없이 한 바구니에 몰아넣고 모든 내부 비판을 ‘포퓰리즘 국제 연대’의 투쟁의 일환이라 치부하면 된다. 마크롱 대통령이 생각하는 포퓰리즘 국제연대에는 헝가리 빅토르 오르반 총리, 이탈리아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와 함께 폴란드 보수주의자, 영국 사회주의자, 프랑스 독일 민족주의자들이 섞여 있다.”
- 세르주 알리미
“자율적이든 강제적이든 백신 접종은 이미 19세기 초부터 대중적인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백신이 많은 이들의 목숨을 연장하거나 살린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다른 모든 의료 기술과 마찬가지로 의사의 의료 행위에 의해 병이 생기는 의원성(醫原性) 질환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매번 끔찍한 공포심이 등장하곤 했다. 이를테면, 전자 마이크로칩 피하 이식은 ‘악마의 표지’로 취급받는다. 실제로는 그것의 사용이 드물 뿐만 아니라, 아예 배제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럼에도 인터넷에서는 악마 같은 국제사회가 지구의 인구를 줄이고 예속하려 든다며, 이에 대한 반발로 백신과 마이크로칩을 같은 선상에 놓고 거부하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성경의 종말론을 배경으로 삼아서 말이다.”
- 드니 뒤클로
1990년, 인터넷의 원조인 알파넷을 통해 기존 UFO 연구와는 다른 종류의 메시지들이 유포되기 시작했다. 미국 극우 집단, 그리고 간혹 예비역 장교들과 연결된 이들은 어떤 우주적인 음모의 존재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자처했다. 이들로 말미암아 거대한 음모에 관해 더욱 황당한 내용의 글이 출간되기 시작했다. 전CIA 직원이며 비행기 제작자의 아들인 존 리어, 극우 민병대와 연결된 예비역 해병장교 밀턴 윌리엄 쿠버는 적극적으로 이 UFO 신화를 재해석했다. 이들은 비밀스러운 ‘51 지역’(미국 네바다주 소재)에서 비행접시와 관련된 엔지니어와 물리학자로 일했다고 자처하는 로버트 라자르와 함께 음모론을 만들어냈다.
- 피에르 라르그랑주
<마니에르 드 부아르> 소개
◆ 마리나 마에스트루티 Marina Maestrutti
<피렌체의 식탁> 전 편집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편집위원와 한겨레신문의 도쿄 특파원 및 국제부장을 지냈다.
사회학자. 프랑스국립과학연구소(CNRS) 연구원. 주요 저서로는 Andre Grimaldi와 함께 저술한 『Sante: urgence 보건: 위급상황』(2020)이 있다.
◆ 프레데리크 스탕바크 Frederick Stambach
저역자 및 출판사 소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월간지) 편집부 (Le Monde diplomatique)
저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편집부
출판사: 르몽드 코리아
출간일: 2021-06-21
쪽수: 216쪽
판형: 210*240mm
ISBN : 9791186596517
ISSN : 2734-0465
분류: 국내도서 > 인문학 > 학회/무크/계간지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계간지/무크
국내도서 > 잡지 > 교양/문예/인문 > 인문/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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