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이야기하다, 언어와 춤추다 (からだとはなす,ことばとおどる)

16,800원
지은이 : 이시다 센 (石田千)
옮긴이 : 서하나
출판 : 1984books
출간일 : 2024년 6월 5일
판형 : 125X205㎜
쪽수 : 260쪽
분야 : 에세이>일본 에세이
ISBN : 9791190533447 (0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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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이야기하다, 언어와 춤추다 (からだとはなす,ことばとおどる)

 

 

 

책 소개

 

뎃켄헤테로토피아 문학상을 수상하고 여러 차례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른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 이시다 센. 그녀의 작품을 1984BOOKS에서 국내에 처음 소개한다. 이시다 센은 어딘지 고풍스러우면서 차분한 일본어를 사용해 편안한 문체로 글을 쓰는 것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온 작가다. 이 책 『몸과 이야기하다, 언어와 춤추다』는 그러한 이시다 센이 몸과 마음이 내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언어로 엮은 에세이집이다. 만지다, 노래하다, 울다, 잊다, 자르다, 달리다, 쓰다 등 스물두 개의 동사로 엮어가는 문장은 몸과 마음과 온전히 마주하면서 가끔은 뿔뿔이 흩어져 사라질 듯한 그 둘을 언어를 매개체로 단단히 이어두려고 하는 자그마하지만 과감한 행위다. 일상의 작은 순간을 그녀만의 시선으로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몸과 마음이 발하는 움직임을 언어화해 섬세하게 묘사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평범한 일상도 어딘지 아련한 비일상이 되면서 오감이 날카로워진다. “말은 몸과 묶이면 넘어지고 마음과 묶이면 엉킨다.”고 말하는 이시다 센의 에세이를 통해 작지만 소중한 날들의 순간을 잃어버리지 않고 곁에 두려고 한 작가의 수많은 움직임과 감정을 생생하게 느끼며 우리의 몸과 마음까지도 그 언어를 통해 들여다보게 된다.

 

 

 

출판사 서평

 

“당연하게 잃어버리는 매일을 붙잡고 싶다면서 쓰는 일은,

당치도 않은 소망이겠지.”

 

매일 흩어져 사라지는 일상을 

몸과 마음과 스물두 개의 언어로 엮어낸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 이시다 센의 국내 첫 에세이

 

뎃켄헤테로토피아 문학상을 수상하고 여러 차례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른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 이시다 센. 그녀의 작품을 1984BOOKS에서 국내에 처음 소개한다. 이시다 센은 어딘지 고풍스러우면서 차분한 일본어를 사용해 편안한 문체로 글을 쓰는 것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온 작가다. 이 책 『몸과 이야기하다, 언어와 춤추다』는 그러한 이시다 센이 몸과 마음이 내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언어로 엮은 에세이집이다. 만지다, 노래하다, 울다, 잊다, 자르다, 달리다, 쓰다 등 스물두 개의 동사로 엮어가는 문장은 몸과 마음과 온전히 마주하면서 가끔은 뿔뿔이 흩어져 사라질 듯한 그 둘을 언어를 매개체로 단단히 이어두려고 하는 자그마하지만 과감한 행위다. 일상의 작은 순간을 그녀만의 시선으로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몸과 마음이 발하는 움직임을 언어화해 섬세하게 묘사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평범한 일상도 어딘지 아련한 비일상이 되면서 오감이 날카로워진다. 스물두 개 꼭지의 서두에는 사진가 이시이 다카노리가 담은 이시다 센의 모습이 담겨 있다. 몸이 만들어내는 움직임을 언어로 엮어가는 지은이의 모습을 카메라의 시선을 빌려 객관적인 관점으로 포착했다. 이는 문장 안에서 ‘나’라는 표현을 극도로 억제해 더욱 선명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지은이도 미처 알지 못하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이다. “말은 몸과 묶이면 넘어지고 마음과 묶이면 엉킨다.”고 말하는 이시다 센의 에세이를 통해 작지만 소중한 날들의 순간을 잃어버리지 않고 곁에 두려고 한 작가의 수많은 움직임과 감정을 생생하게 느끼며 우리의 몸과 마음까지도 그 언어를 통해 들여다보게 된다.

 

‘나’가 억제된 문장들의 모호함 속에서 전해지는 몸과 언어,

생생하게 느껴지는 마음과 언어

 

마음과 몸의 상태는 언어로 얼마나 표현해 낼 수 있을까? 그렇게 드러난 언어에는 과연 그것이 온전히 담겨 있을까? 이 책 『몸과 이야기하다, 언어와 춤추다』에서 지은이는 마음과 몸의 상태가 언어가 되는 순간을 두고 이렇게 말한다. “글자는 순식간에 납득시킨다. 언어가 되는 순간, 그걸로 안심해 버린다.” 어떤 감정이 하나의 말로 정의된 순간 우리는 그 말에 순순히 납득하고 만다. 하지만 몸과 마음의 상태가 그렇게 쉽게 하나의 언어로 정의될까? 작가는 또 이렇게 말한다. “지금까지 줄곧 말을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게 하려고만 했다.” “말이 사람을 이끈다. 지금까지는 이렇게 자기암시까지 하며 세상에 임해왔으니 섬뜩하다.” 마음에는 줄곧 그와 비슷한 말을 찾으려고 했다면, 몸은 말을 쉽게 따라간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지은이는 오히려 반대로 말에 맞는 마음을 찾아가고, 몸의 행위에 맞는 말을 모색하기 위해 몸이 보여주는 변화를 좇아간다. 가령 이별을 맞닥뜨렸다가 회복하는 모든 과정을 하나하나 관찰하며 짚어가듯이 말이다. 쉽게 단정되고 한정되는 몸과 마음의 상태를 조금 더 세밀하고 세세하게 언어로 표현하고 확장하기 위해 몸이 발하는 언어에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그렇게 엮인 몸과 언어를 가장 읽었으면 하고 바라는 대상인 마음에 비추어본다. 이 책에서 이시다 센이 엮어내는 문장들에는 ‘나’라는 주어가 극히 억제되어 있다. ‘나’라는 주체를 상실한 문장들은 모호하다. 주체가 모호하기 때문에 글을 읽어갈수록 지은이가 전하는 행위와 그것을 글자로 표현한 언어가 그녀의 것인지 읽는 이의 것인지 점점 알 수 없게 된다. 이는 글쓴이와 읽는 이의 상태를 동화시키며 그것이 그 안에 담긴 몸과 마음과 언어를 우리에게 온전히 스며들게 한다.

 

하나의 단어를 매개로 펼쳐지는 일상의 단면들, 기억들, 감정들

그리고 결국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는 삶에 대한 이해와 위로

 

스물두 편의 글에는 쓰는 직업을 가진 이의 일상과 여성으로서의 삶, 한 인간으로서의 일생이 담겨 있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나 세 장의 원고를 쓰고, 달리는 신칸센에서는 늘 펜을 손에 쥐고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담아내며, 머릿속에서는 책 속의 인물들과 계절을 산다. 그리고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하고 떠나간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새로운 감정에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이별하고 남겨졌다가 상처에서 회복한다. 또한 매일 밥을 지어 먹고, 한 잔의 술에 기쁨과 위안을 받으며, 달라지는 마음과 몸의 변화에 아쉬워하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면서도 죽는 일은 멋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지은이의 일상들을 좇아가다 보면 삶의 기쁨은 물론이고 그리움, 두려움, 분노, 허무함, 처절함, 한심함, 후회 등과도 만나게 된다. 이는 그 누구도 바꾸지 못하는 오늘이라는 날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다. 지은이는 이 모두를 온전히 글로 담아내기 위해 하나의 동사를 매개체로 집요할 만큼 자신을 시험하고 관찰하며 때로는 가슴을 조여 오듯 아슬아슬하고 섬세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마침내 지은이가 저마다 다른 오늘을 맞이하기 위해 마음과 몸을 들여다보기를 멈추지 않고 잠들어 있는 말을 퍼 올리며 자신의 삶을 춤추듯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우리는 그녀가 만들어 내는 언어의 춤에 기꺼이 공감하며 위로받는다. 

 

 

 

책 속으로

 

몸과 마음과 말에 서로 시차가 생기니 일상의 장면에서 이들을 거의 살리지 못한다. 한 사람 분의 몸에서도 도심의 교차로처럼 동시에 수많은 것이 이리저리 교차한다. 친구들에게도, 가족에게도, 아픈 사람, 그리운 사람에게조차, 상냥한 말을 건네지 못한다. 때를 놓치고 우물우물 공기만 집어삼킨다. 소망하는 일의 절반도 목소리와 행위로 이루어 내지 못한다.

이런 바보에게 살갗에 닿은 기억 같은 건, 별의 절기에 가까운 행운이었다.

이제야 깨달았다.

11쪽, 「만지다」에서

 

사람은 사라진다. 하지만 소소하게 줄곧 선택해 온 결과는 사라지지 않는구나. 줄줄 흘리는 것은 돌아가고 싶어서일까? 숲에서 헤매는 헨젤과 그레텔. 왜 그런 집에 돌아가려는 거야, 하고 심통을 부리고는 했다. 살짝 취기가 돌아 자리에서 일어난다.

만약 죽는다면 이 집의 물건은 어떻게 할까?

방을 둘러본다.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남기면 곤란한 것들뿐이다. 아무래도 다 버려달라고 해야지. 그 돈은 벌어두어야 한다. 일할 이유가 생겼다.

68쪽, 「고르다」에서

 

기막혀해도 포기하지 않았다. 계속 시위하며 쭈그리고 앉아 있을 속셈이었다. 매섭게 노려보는 대상은 상대방이 아니었다. 얼마나 약해지는지, 꼴사납게 집착하는지, 한 번이라도 만나겠다고 얕은 수작을 부리는지. 몸부림치다가 훌훌 털고 제자리로 돌아가는지, 그걸 알고 싶었다. 아이와 다른 점은 결말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는 것이다. 잃어도 살아 있다.

121쪽, 「잊다」에서

 

봄, 이렇게 뱉어버리면 끝이지.

벚꽃, 이렇게 쓰면, 이루어질 수 없어.

글자는 순식간에 납득시킨다. 언어가 되는 순간, 그걸로 안심해 버린다. 냄새, 표정, 온기, 인기척, 과거를 에워싸는 그림자도 지우고, 구석구석 따라가다 보면 목소리를 지니지 않은 것이 훨씬 더 친근하다. 흩어진 감각을 하나로 모을 때만큼 살아 있는 생명체다울 때도 없다던데, 금세 야생의 유산을 잊는다. 읽을 수 있고 쓸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착각한다.

152-153쪽, 「쓰다」에서

 

어제의 활활 타오르던 저녁 하늘, 오늘 아침의 멋들어지게 활짝 핀 나팔꽃. 독차지한다는 것은 쓸쓸하다. 그렇기 때문에 말이 존재한다. 언제였던가. 나가노 산등성이, 겹겹이 둘러싼 산들의 바위가 눈으로 덮혀 왕관처럼 보였을 때도 그랬다. 바로 직전까지 터졌던 전화도 터지지 않는 그곳에 머물며 글을 쓸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198쪽, 「가시다」에서

 

온몸은 무의식 무자각,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춤을 춘다. 한 그루 나무는 새싹이 날 때부터 낙엽이 질 때까지, 1년 내내 새나 나비나 버섯이나 모르는 균이 살 수 있도록 한다. 사람도, 집에서 키우는 고등어 태비가 기다란 촌총을 토해낸 것처럼, 분명 많은 것을 키우고 있다. 

247쪽, 「춤추다」에서

 

 

 

작가 소개

 

 

이시다 센(石田千)

1968년 후쿠시마현에서 태어나 도쿄에서 자랐다. 고쿠가쿠인대학교 문학부 문학과를 졸업했다. 「오후미키리서점 이야기(大踏切書店のこと)」로 2001년 제1회 후루혼소설대상을 받았다(후에 『아메리카무라(あめりかむら)』에 수록). 에세이로는 『철도 건널목 취미』 『평일』 『폐업』 『도움이 되지 않고』 『수면』 『여우의 소풍』 『새벽의 라디오』 『글자, 웃다』 『노래를 찾아다니다』 등이 있으며 소설로는 『아메리카무라』 『꾸밈없는 구름』 『버스를 기다리며』 『집으로』가 있다.

 

 

 

옮긴이 소개

 

서하나

언어도 디자인이라고 여기면서 일한 번역가이자 출판 편집자를 오가며 책을 기획하고 만든다. 『노상관찰학 입문』 『초예술 토머슨』 『저공비행』 『나는 도레미』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 『느긋하고 자유롭게 킨츠기 홈 클래스』 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이상하게 그리운 기분』(공저)을 썼다.

 

 

 

 

 

 

 

지은이 : 이시다 센 (石田千)

옮긴이 : 서하나

출판 : 1984books

출간일 : 2024년 6월 5일

판형 : 125X205㎜

쪽수 : 260쪽

분야 : 에세이>일본 에세이

ISBN : 9791190533447 (0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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