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다는 아니에요.
2013년부터 10년 동안 그림책과 그래픽 노블을 만들어 온 미바와 조쉬 프리기의 첫 에세이집 『그게 다는 아니에요.』가 출간되었다.
『다시 봄 그리고 벤』, 『셀린&엘라; 디어 마이 그래비티』, 『셀린&엘라; 문득 네 생각이 났어.』그래픽 노블과 그림책으로 여러 층위의 감정들을 섬세하게 풀어낸 미바와 조쉬 프리기, 두 사람의 내밀한 이야기들이 산문집에 담겨 있다.
“그림 뒤에, 끝맺지 않은 문장 뒤에 전하고 싶은 마음들을 놓아두고는 했습니다. 어떠한 문장 안에 마음을 다 담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처럼 느껴졌으니까요. 그것은 하나의 장면이거나 흐름 같은 것이어서, 특정한 색과 형태로 때로는 소리로 전해져야만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했었지요. 말로 하는 것보다는 글이, 글보다는 장면으로 표현하는 것이 익숙한 사람들입니다만, 그림으로는 다 담지 못했던 마음들을 엮었습니다.” 작가의 말 중
목차
아버지의 윗입술이 얇아졌다 11
눈이 오길 기다리며 23
그게 다는 아니에요 37
흰머리에 관한 오류와 진실 49
생명이 지나간 것들을 보았다 59
당신이 꿈을 꾸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73
눈물 83
미래 95
시간 103
로드트립 113
타코 튜즈데이 123
작가의 말 137
출판사 소개
매일매일 작은 실패와 작은 성공을 마주하고,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존중하며 멈추지 않고 나아가기.
고요하게 침묵하는 장면들 속에 진심을 놓아두는 작가들. 따스한 빛이 스미는 작은방에서 홀로 창밖을 바라보는 남자의 뒷모습 속에서 (『다시 봄 그리고 벤』), 얼어붙은 호수 위에 지친 몸을 누이는 셀린의 모습 속에서 (『셀린&엘라; 문득 네 생각이 났어.』) 우리는 등장인물의 고통을 감지하고, 공명한다. ‘말’이 아닌 장면으로 이야기를 전해 오던 두 사람이 그림책과 그래픽 노블 너머 전하고 싶던 이야기들을 산문집 안에 담았다. 서로를 살피고 돌보는 생생하게 살아있는 하루들 속에서, 유년 시절의 기억들 속에서, 그림책과 그래픽 노블의 모티브가 되었을 조각들을 주워 담으며 우리는 비로소 두 사람과 마주한다.
“생명이 지나간 것들을 보았다. 한때는 생기로 가득 차 살아 숨 쉬던 것들이 길가에, 책상 위에, 차가운 철제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여전히 보드랍고, 연약한 모습 그대로.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얼굴을 하고 가만히.” 61쪽
다만 그곳에 있는 당신이 외롭지 않기를.
“한없이 작아지는 부모님을 지켜보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그것은 서둘러 어른이 되어야만 한다는 뜻이고, 누군가가 나를 그들의 보호자로 부르기 시작했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어야만 한다는 뜻이다. 아마 우리들의 부모 역시 한없이 작은 우리를 보며 같은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127쪽
“사랑은 기대보다 힘들고, 혐오는 매혹적이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증오하는 마음은 아주 손쉽게 당신을 사로잡을 수 있다. 누군가의 사랑을 조롱하는 혐오의 얼굴은 매우 폭력적이다. 흉포한 말들에 내몰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이들을 생각한다. 다만 사랑했을 뿐인 사람들을. 다만 자신으로 존재했을 뿐인 사람들을.” 43쪽
“존재하지 않는 존재에 대한 혐오는 쉽게 용서받을 수 있을 거라 믿는 사람들, 자신들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믿는 사람들의 무례함을 마주하고 그것은 괜찮지 않다고 말하는 것에서부터 많은 것들이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 소수자라고 해서 소수인 것은 아니다. 셀린과 엘라의 이야기는 픽션이지만 픽션이 아니다. 우리는 여기에 있다.” 42쪽
우리는 막연한 두려움을 한 겹씩 벗겨내며 함께 걸어갈 것이다. 그럴 수 있을 것이다.
북페어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느끼는 양가적인 감정과 내밀하고 개인적인 고백들.(<그게 다는 아니에요.>, <눈물>)
나이 듦에 대한 상념들과(<흰머리에 관한 오류와 진실>) 유년 시절의 추억들.(<눈이 오길 기다리며>, <로드트립>)
유방암에 걸린 어머니의 소식을 멀리서 전해들을 수밖에 없는 현실과 (<타코 튜즈데이>)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앞에 두고 하는 다짐들이(<생명이 지나간 것들을 보았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 가지런히 놓여있다.
책 속으로
한때는 눈에 다 담을 수 없을 만큼 색으로 선명하던 기억들이, 선이 되었다가 한순간에 점이 되어, 한 번의 연약한 깜빡임만으로도 사방으로 덧없이 흩어지고야 만다. 영영 사라질 것처럼. 이곳에 있는데도 순간, 아득해지는 기분. 모든 것이 예전 같지 않다. 매일 무언가 하지 않으면 불안했기 때문에 쫓기듯 자신을 재촉하던 날들. 균형이 깨져 삐걱대는 하루들은 언젠가 반드시 부러지고야 만다. P.17 <아버지의 윗입술이 얇아졌다.>
때때로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거대한 터널을 만들기도 했다. 모두의 노력이 더해져 함께 무언가 만드는 일은 무척 즐거웠다. 아쉽게도 터널은 하루 이상-길어야 이틀-을 견디지 못했는데, 파괴를 즐기는 누군가가 반드시 나타났기 때문이다. 나라면 절대 하지 않을 일들이다. 누군가 파괴한 우리들의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것은 무척 슬픈 일이었다. 이 파괴자들은 아무런 잘못도 없는 눈사람들을 발로 차는 것과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다. p.33 <눈이 오길 기다리며>
존재하지 않는 존재에 대한 혐오는 쉽게 용서받을 수 있을 거라 믿는 사람들, 자신들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믿는 사람들의 무례함을 마주하고 그것은 괜찮지 않다고 말하는 것에서부터 많은 것들이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 소수자라고 해서 소수인 것은 아니다. 셀린과 엘라의 이야기는 픽션이지만 픽션이 아니다. 우리는 여기에 있다. P.42-43<그게 다는 아니에요.>
어떤 사랑의 모습은 긴 시간을 들여 투쟁해야만 얻을 수 있다. ‘아니면 말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필요는 없어. 그냥 그렇게 살라고 해.’ 라는 태도로 대부분의 시간을 무심하게 보내왔지만 내가 틀렸다. 사랑과 혐오 둘 중 사랑이 더 힘이 세다고 생각했지만, 그것 역시 내가 틀렸다. 사랑은 기대보다 힘들고, 혐오는 매혹적이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증오하는 마음은 아주 손쉽게 당신을 사로잡을 수 있다. 누군가의 사랑을 조롱하는 혐오의 얼굴은 매우 폭력적이다. 흉포한 말들에 내몰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이들을 생각한다. 다만 사랑했을 뿐인 사람들을. 다만 자신으로 존재했을 뿐인 사람들을. P.43<그게 다는 아니에요.>
처음으로 나의 흰머리를 본 것은 중학생 때였다. 그 나이에는 그게 꽤나 멋진 일이라 생각해서 흰머리가 난 것이 재밌기도 했고, 흥미로웠다. 다른 군중들과는 다르게 당당하게 우뚝 서 있는 하얀 머리 한 가닥. 생각으로만 존재하던 것이 내 머리 위에 실제로 돋아난 것이다. P.52 <흰머리에 관한 오류와 진실>
생명이 지나간 것들을 보았다. 한때는 생기로 가득 차 살아 숨 쉬던 것들이 길가에, 책상 위에, 차가운 철제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여전히 보드랍고, 연약한 모습 그대로.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얼굴을 하고 가만히. P.61 <생명이 지나간 것들을 보았다.>
울어도 괜찮은 순간들은 늘 슬픔에 붙어 있었다. P.87 <눈물>
아주 느리게 호흡하는 시간의 주머니 속에 갇혀버린 것처럼. 당신은 언제든 이곳을 떠날 수도, 이곳에 머무를 수도 있다. P.110 <시간>
한없이 작아지는 부모님을 지켜보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그것은 서둘러 어른이 되어야만 한다는 뜻이고, 누군가가 나를 그들의 보호자로 부르기 시작했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어야만 한다는 뜻이다. 아마 우리들의 부모 역시 한없이 작은 우리를 보며 같은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P.127 <타코 튜즈데이>
우리는 막연한 두려움을 한 겹씩 벗겨내며 함께 걸어갈 것이다. 그럴 수 있을 것이다. P.135 <타코 튜즈데이>
작가 소개
미바
글을 쓰고 그립니다. 독립출판사 우드파크 픽처북스를 운영하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른 작품으로는 『그게 다는 아니에요.(2022)』, 『셀린 & 엘라; 문득 네 생각이 났어.』(2021) , 『고마워, 있어줘서.』(2019), 『마커 바이 미바』(2019), 『반짝반짝 빛나는 당신들만의 시간』(2019), 『셀린 & 엘라; 디어 마이 그래비티』(2018), 『다시 봄 그리고 벤』(2016), 『I Feel Like We Don’t Belong Here.』(2015), 『Neo the Cool Cat(2014)』, 『Late Larva(2013)』 등이 있습니다.
조쉬 프리기 (Josh Prigge)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되어 미네소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른 작품으로는 『그게 다는 아니에요.(2022)』, 『셀린 & 엘라; 문득 네 생각이 났어.』(2021), 『셀린 & 엘라; 디어 마이 그래비티』(2018), 『다시 봄 그리고 벤』(2016), 『I Feel Like We Don’t Belong Here.』(2015), 『Neo the Cool Cat(2014)』, 『Late Larva(2013)』 등이 있습니다.
저자: 미바, 조쉬 프리기
옮긴이: 미바
출판사: 우드파크 픽처북스
쪽수: 144페이지
사이즈: 113x188mm
출판년월일: 2022년 10월 28일
ISBN: 979-11-959560-8-1 (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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