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직업이 같고도 달라서 (기간제 교사와 정교사가 나눈 1년의 편지)
기간제 교사와 정교사가 나눈 1년의 편지, 우정의 기록
같지만 다른 직업을 가진 두 교사가 주고 받은 마음의 기록입니다.
학교라는 일터에서 일 외의 것에도 마음 쓰고 살아가고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하는 시간을 담았습니다.
책 속에서
저는 이 편지로 ‘기간제 교사’인 제 삶을 들여다보고 싶어요. 계약 만료 시기가 오면 번번이 몸과 마음이 바스라 지면서도,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고 싶어 또 실패에 도전하는 저를요. 겨울방학이 지나고, 새 학기에 학생들을 만나면 저는 이상하리만큼 활력을 얻거든요. 그때의 제가 좋아요. 낯선 곳에서 새로운 학생들을 만나고 다정한 말을 주고받고 서로를 다독이는 매일의 학교에 제가 속해 있다는 게 좋아요. 물론 이런 시기를 잘 견뎌야 만날 수 있겠지만요.
- 17쪽, 구지 '비자발적 고독을 지나는 겨울방학'
부장교사로서 느끼는 학교 생활의 모든 것이 네가 겪는 것과는 많이 다르겠지. 네게는 사치스러운 고민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고. 그렇지만 나는 편하게 쓸래. 내가 아는 구지는 이런 걸 털어놓아도 나를 좋은 동료로 생각해 줄, 진짜 괜찮은 동료니까.
- 31쪽, 철수 '학교라는 이상한 공간에서 조금씩 성장하기'
저는 학생들이 저를 ‘선생님’하고 부르는 순간을 가장 좋아합니다. 이렇게까지 좋아할 일인가, 궁금해질 정도로요. 눈곱만 겨우 떼고 뒹구는 일요일의 침대 위에서도, 학생들을 생각하면 책을 꺼내 읽어야 할 것 같아요. 이슈에 뒤처지지 않도록 뉴스와 검색어를 찾아보게 됩니다. 학교란 공간에서 학생과 교사로 만나 서로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게 좋아요. 서로의 의미를 발견하고, 각기 다른 모양으로 관계를 빚는 일도 즐거워요. 물론 출발점을 매년 새롭게 찾아야 한다는 점은 버겁습니다. 하지만 이를 기꺼이 견뎌낼 수 있게 하는 힘은, 학생들이 저를 믿고 의지하며 함께 공부하다 주고받는 좋은 기운들 덕에 생겨납니다.
- 34쪽, 구지 '나를 살리는 두 가지'
국어를 잘한다는 건 무슨 뜻일까? 지필고사에서 오지선다형 문제를 잘 맞히는 게 정말 중요한 국어 능력일까? 기본적인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능력을 갖추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요즘 매체에 많이 등장하는 ‘문해력’이라는 게, 그리고 늘 강조되는 문제해결력이나 창의력과 같은 능력은 문제풀이에서 길러지는 게 아니잖아. 오랫동안 글을 들여다보고, 고민하고, 자기 생각을 생산하는 과정 중심 활동들을 충분히 해보는 것에서 그런 능력들이 키워진다고 나는 확신해. 물론 선다형 문제로 독해능력을 점검하는 것도 의미는 있겠지만,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생각해 보면 직접 자기소개 글을 써보고, 면접 상황을 가정해서 자기 생각을 말해보고,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서 생각을 조리있게 정리해 보고,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경험을 해보고, 그러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게 중요하잖아.
- 115쪽, 철수 '국어는 주요과목인데 중간고사를 안 본다니요'
저의 시작은 다른 교과에 들이는 공에 비해 점수가 잘 나왔기 때문으로 기억해요. 잘하는 걸 더 잘하고 싶어 공부하기 시작했고, 교과서와 문제집을 볼수록 사랑하는 문장이 늘어났어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표현, 속 깊게 안아주는 포근한 묘사, 괜찮다 위로를 건네는 다정한 시구에 가슴이 설렜어요. 또 이를 읊어주고 알려주는 국어 선생님의 태도로 빚어지는 국어 수업 시간의 분위기를 사랑했습니다.
-129쪽, 구지 '용기를 주는 국어 수업'
수업 돌아보는 거 정말 좋네. 이 수업을 하게 된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되고, 원하던 수업 목표를 이루었는지 다시 돌아보고 말야. 부족한 점도 보완하겠다고 다짐하는 동력이 되네.
- 136쪽, 철수 '국어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가르치기'
마음에 남는 학생들이 많아진다는 건, 책임감을 갖고 삶을 꾸려나가게 하는 선물 같아요. 삶이 나에게 왜 이러는 걸까, 싶은 순간에도 힘이 되어 주는 완전한 타인이 매년 여럿 생길 수 있는 기적 같은 일을 잘 해내고 싶습니다.
-163쪽, 구지 '더 나은 세상을 꿈꾸게 하는 제자들'
목차
들어가며
우리의 첫 ǁ 구지 ǁ 4
1부 새학기를 준비하는 마음
비자발적 고독을 지나는 겨울방학 ǁ 구지 ǁ 15
겨울방학에 하는 일이라면 ǁ 철수 ǁ 18
최선을 다해도 결과는 다를 수 있어서 ǁ 구지 ǁ 22
학교라는 이상한 공간에서 조금씩 성장하기 ǁ 철수 ǁ 26
나를 살리는 두 가지 ǁ 구지 ǁ 32
최애와 차애의 차이 ǁ 철수 ǁ 36
고양이와 책, 그리고 맥시멀리스트 ǁ 구지 ǁ 41
집 우 집 주 ǁ 철수 ǁ 45
신학기를 준비하는 마음 ǁ 구지 ǁ 49
홍삼과 함께 새학기 시작! ǁ 철수 ǁ 53
2부 설렘과 두려움 사이에서
3월의 학교는 바쁘지만 예쁨 ǁ 구지 ǁ 59
어찌 가는지 모르겠는 3월의 학교 ǁ 철수 ǁ 63
노동으로 빚은 오늘의 급식 ǁ 구지 ǁ 67
소리가 사라진 급식실 ǁ 철수 ǁ 71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님에도 ǁ 구지 ǁ 75
그날의 옷차림 ǁ 철수 ǁ 79
시간과 책임이 필요한 반려 ǁ 구지 ǁ 84
향후 내 반려 동무 명단에 들어갈 너에게 ǁ 철수 ǁ 88
3부 수업의 한가운데
국어 문법을 배우는 시간 ǁ 구지 ǁ 99
봄에는 ‘시’ 수업을 ǁ 철수 ǁ 102
중간고사가 남긴 두통 ǁ 구지 ǁ 106
국어는 주요 과목인데 중간고사를 안 본다니요 ǁ 철수 ǁ 112
평일의 바쁨을 보듬는 주말 ǁ 구지 ǁ 118
오늘의 주말 ǁ 철수 ǁ 123
용기를 주는 국어수업 ǁ 구지 ǁ 128
국어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가르치기 ǁ 철수 ǁ 133
끝이 보이지 않는 수행평가 채점 ǁ 구지 ǁ 138
수행평가의 늪 ǁ 철수 ǁ 142
고사 기간과 소화불량은 한 세트 ǁ 구지 ǁ 147
경력이 내게 준 것 ǁ 철수 ǁ 150
4부 좋은 사람, 좋은 동료, 좋은 선생님
더 나은 세상을 꿈꾸게 하는 제자들 ǁ 구지 ǁ 157
잊고 싶지 않아서 ǁ 철수 ǁ 165
늦잠에도 혼나지 않는 여름방학 ǁ 구지 ǁ 170
여름방학엔 아무 다짐도 하지 말기로 해 ǁ 철수 ǁ 174
개학이 주는 양가적 감정 ǁ 구지 ǁ 178
개학은 바쁨 더하기 바쁨 ǁ 철수 ǁ 182
좋은 동료가 되고 싶습니다 ǁ 구지 ǁ 186
나의 힘 나의 동료 ǁ 철수 ǁ 192
동아리, 잘 꾸릴 수 있을까요? ǁ 구지 ǁ 199
동아리는 힐링이지! ǁ 철수 ǁ 204
잘하려다 어색해지는 공개 수업 ǁ 구지 ǁ 209
공개 수업 총괄자의 자리 ǁ 철수 ǁ 214
5부 학교를 굴러가게 하는 것
자유로웠던 여행을 추억하며 (feat. 코로나) ǁ 구지 ǁ 221
낯선 여행보다 함께 하는 여행이 더 좋아 ǁ 철수 ǁ 228
제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 ǁ 구지 ǁ 234
두려움에 지지 않는 수업 ǁ 철수 ǁ 240
밥 먹는 일, 협의회 ǁ 구지 ǁ 246
협의회는 싫어도 맛있는 거 먹는 건 좋아 ǁ 철수 ǁ 251
여전히 어려운 보호자와의 대화 ǁ 구지 ǁ 256
학부모, 아니 보호자와 함께 ǁ 철수 ǁ 261
6부 빨파보노 무지개
12월이 주는 안정과 불안 ǁ 구지 ǁ 269
말하기를 배우기 ǁ 철수 ǁ 276
연말은 생활기록부와 함께 ǁ 구지 ǁ 281
업무도 자리도 재정비하는 시간 ǁ 철수 ǁ 287
계속 받고 싶은, 소중한 내 월급 ǁ 구지 ǁ 291
고정된 월급이 주는 안정감 ǁ 철수 ǁ 295
우리의 졸업을 응원하며 ǁ 구지 ǁ 300
새로 달리려면 멈춰야 하니까 ǁ 철수 ǁ 306
나오며
다시 우리의 ‘첫’을 생각하며 ǁ 철수 ǁ 312
추천사
'친애하는 철수샘'으로 시작되는 구지의 편지를 읽고 지금껏 내 곁을 스쳐지나간 많은 기간제 교사들을 떠올렸다. 누구보다 열심히 학교 생활을 하였으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금세 떠나야 했던, 누군가를 대신해 존재해야 했던 교사들. 기간제 교사 구지는 학교에서의 자신이 '시한부 교사'인 것 같다고 느끼면서도 매일 아이들과 넘치는 사랑을 주고 받는다. 오월의 태양 아래 아이들과 함께 무럭무럭 큰다. 그런 구지를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고 응원하는 철수가 있다. 너는 기간제이지만 18년차 정교사인 나보다 훨씬 나은 교사라고, 무한한 지지와 사랑을 보낸다. 매일 망하다가 가끔 성공하는 국어 수업, 태양보다 빛나는 아이들이라는 존재, 평등해보이면서도 기우뚱한 학교, 그리고 그 안에 싹트는 우정이 책에 촘촘히 박혀 있다. 불안하고 피곤한 세상 속에서 우리를 지탱해주는 건 결국 서로의 존재라는 걸, 구지와 철수가 나눈 1년의 편지를 읽으며 다시 배운다. 사이를 넘나드는 너머의 우정이다.
- 하고운(<우리들의 문학시간> 저자)
작가 소개
구지X철수
구지
기간제 교사 7년 차, 중간에 1년 강제 공백이 있다.
‘구지’란 필명은 모계와 부계 쪽 글자 하나씩을 넣어 만들었다. ‘지구’가 될 뻔도 했으나, 너무 거만해 보여 뒤집었다. 국어교사인데 맞춤법을 잘못 쓴 거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 이름이, 설명이 필요한 제 직업과 닮은 듯 보여 마음에 든다.
철수
18년 차 정교사. 더하기 육아휴직을 3년 했다.
'철수'는 전남친 아니고 철수세미의 줄임말이며 학창시절 머리카락이 엄청난 곱슬이어서 생긴 별명.
교사가 되고 보니 국어책에 제일 많이 나오는 이름이 철수라 아이들 기억하기 편하라고 철수샘이 되었다.
부장교사 경력이 쌓이면서 점점 세상과 타협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도 함께 쌓인다. 자꾸 일을 벌여서 반항의 끈을 놓지 않는 중이다.
지은이: 구지 X 철수
출판사: 지읒 출판사
판형:126*200 mm
쪽수: 316쪽
출간일: 2022년 5월 18일
isbn: 979119788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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