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과 싸는 것

17,000원
지은이: 가시라기 히로키
옮긴이: 김영현
출판사: 다다서재
출간일: 2022년 3월 25일
판형: 신국판 (135×205×20mm)
면수: 368면
ISBN: 9791191716092 (0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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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것과 싸는 것

 

 

『먹는 것과 싸는 것』은 궤양성 대장염으로 13년간 투병한 저자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인간 활동의 기본이자 궁극인 ‘먹는 것’과 ‘싸는 것’을 탐구한 에세이다. 어느 날 예고 없이 찾아든 희귀질환. 겨우 먹고 싸는 것에 제약이 생겼을 뿐이지만, 저자는 자신의 모든 삶이 파괴되는 놀라운 경험을 한다. 먹고 싸는 행위가 인간과 사회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그리고 아픈 사람이 겪게 되는 다양한 폭력과 고독에 대해 방대한 문학적 인용을 통해 고찰한다.

 

 

 

출판사 서평

 

어느 날, 먹는 것과 싸는 것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나는 계속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당연했던 생리현상이 불가능해진 문학자,

‘먹고 싸기’를 둘러싼 인간, 관계, 사회를 탐구하다!

 

『먹는 것과 싸는 것』은 희귀질환인 궤양성 대장염으로 13년간 투병한 저자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인간 활동의 기본이자 궁극인 ‘먹는 것’과 ‘싸는 것’에 대해 탐구한 에세이다. 저자는 어느 날 예고 없이 찾아든 질병으로 인해 먹고 싸는 것에 제약이 생긴다. 질병은 단순히 신체의 문제인 줄 알았지만, 이윽고 저자는 질병 탓에 자신의 사회적 삶이 모두 파괴되는 놀라운 경험을 한다. 먹고 싸는 행위가 인간의 건강뿐 아니라 인간관계, 경제, 문화, 종교생활 등 이 사회의 대부분 영역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깨달은 저자는 다양한 문학을 인용하며 그 이면에 숨은 비밀을 탐구하기 시작한다.

 

인간생리의 기본이자 궁극, 먹는 것과 싸는 것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건강한 스무 살 청년이 어느 날 설사를 하기 시작한다. 괜찮아지겠지 하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출혈이 시작된다. 무서운 병명을 알고 싶지 않아 병원에 가길 망설이는 사이 점점 체중이 줄고 통증이 이어진다. 고열과 복통에 괴로워하다 병원에 갔을 때 비로소 희귀질환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저자 가시라기 히로키는 병을 진단받은 그날부터, 건강한 사람에서 희귀질환 당사자로 정체성이 완전히 뒤바뀐다. 아무거나 먹지 못하고, 아무 데서나 싸버릴까 두려워하고, 아무한테서나 병이 옮을까 걱정하는 삶을 살아가며 13년 동안 입원과 퇴원을 반복한다.

먹는 것과 싸는 것에 문제가 생겨서 괴롭기는 해도 죽을병은 아니니까 괜찮지 않을까 잠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러 일을 겪으며 저자는 예전과 같은 사회생활이 완전히 불가능해졌음을 깨닫는다.

우선 아무 데서나 변을 지릴까 봐 외출하지 못하게 된다. 병의 증상일 뿐이지만, 밖에서 변을 지린다는 것은 한 사람의 사회생활을 끝내버릴 수도 있는 무시무시한 행위다. 저자는 여러 생리현상 중 왜 배설은 홀로 숨어서 해야 하는 부끄러운 행위가 되었는지, 배설이 수치와 연관될 때 인간이 얼마나 폭력적으로 변하는지를 살펴본다. 또한 배설이 두려워서 오랜 세월 자발적 은둔을 선택했던 저자는 은둔형 외톨이 문제에 대해서도 당사자의 시선으로 분석한다.

배설과 반대로 식사는 꼭 함께하기를 강요당한다. 먹을 수 있는 것이 한정된 저자에게 주변 사람들은 함께 음식을 먹자고 끊임없이 권한다. 병 때문에 먹지 못한다 해도 결코 봐주지 않는다. 끝내 음식을 거절하면, 비난하고 배제한다. 그저 음식을 거절했을 뿐인데 자신을 거부했다고 간주하고 함께 먹지 않는 사람에게 인격적 문제가 있다고 치부한다. 저자는 먹지 않는 사람을 배척하며 함께 먹기를 강요하는 이 사회에 이의를 제기하고, 그 원인과 양상을 심도 깊게 파고든다.

 

왜 낫지 않는 병에 걸린 사람은 이해받지 못하는가?

희귀질환 당사자가 문학에서 찾은 구원

 

이 사회는 낫지 않는 병을 불편하게 여긴다. 병은 회복되어야 마땅하고, 인간은 성장해야 한다고 여긴다. 현실에서는 모험을 떠난 주인공이 장애인이 되어 돌아올 수 있지만, 문학도 사회도 그런 현실을 외면하려 한다. 저자는 ‘낫지 않는 병’에 걸린 사람으로서 그런 세태에 의문을 던진다. 그리고 세상에는 엄연히 회복과 성장을 할 수 없는 사람이 존재한다고 역설한다.

또 사람들은 낫지 않는 병에 걸려도 늘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지니면 병마를 극복할 수 있고 노력해서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 극복 서사를 믿으며 병에 걸린 이에게 긍정을 강요하고, 아픈 이의 고통을 제대로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고통을 참지 못하면 불편해하고, 나약한 마음가짐 때문에 병이 낫지 않는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그 결과, 아픈 사람은 몸의 고통만큼이나 마음의 고통으로 인해 괴로워한다. 저자는 자신이 ‘경험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고독’ 속에 오랫동안 있었노라 이야기한다.

평범한 대학생에서 갑자기 희귀질환 환자가 되어 오랜 세월 병과 함께한 저자는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보편적 언어로 풀어낸 문학과 만나 비로소 구원을 찾는다. 문학자로 살게 된 저자는 카프카, 괴테, 호손, 카뮈, 쿤데라 등 여러 문호들의 작품과 개인적 기록에서 아픈 사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고독과 은둔의 문제, 사회적 모순, 인간의 폭력성 등에 대한 답을 찾아나간다.

 

투병기도 극복기도 아닌,

‘경험의 선각자’가 들려주는 겪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들

 

저자는 사실 오랫동안 자신의 질병을 감추었다. 이 책 역시 처음 제안을 받고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에 가치가 있을까 집필을 망설였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질병이나 장애에 대해 ‘그쯤은 안 겪어도 알 수 있다.’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알고 집필을 결심한다. 자신이 병에 걸리고 경험한 일들은 오로지 당사자만 이해할 수 있는 놀라운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경험의 선각자’로서 투병기도 극복기도 아닌 자신만의 당사자 서사를 펼쳐 보인다.

저자는 아픈 사람이 된 뒤에야 비로소 이 사회의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건강하지 않은 사람, 장애가 있는 사람… 그런 이들은 대낮의 길거리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읽은 독자가 조금이나마 보이지 않는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길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보이지 않는 사람을 상상하고 공감할 때 비로소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될 것이다.

 

 

 

차례                                                                             

 

시작하며 ‘먹고 싸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 일이 된다면?

 

1장 우선,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2장 먹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가

3장 먹는 행위란 받아들이는 행위

4장 먹는 것과 커뮤니케이션―‘함께 먹자’는 압력

5장 싸는 것

6장 틀어박히는 것

7장 질병이라는 악덕 기업

8장 찰거머리 같은 고독

9장 마음의 문제로 치부하기

10장 좀처럼 없는 일이 일어나다―낫지 않는다는 말의 의미

 

마치며 편집자와 화이트보드

 

 

 

지은이 및 옮긴이 소개                                                                

 

가시라기 히로키 頭木 弘樹

문학 소개자. 쓰쿠바대학교 졸업. 대학교 3학년이던 20세에 궤양성 대장염이 발병해 이후 13년 동안 투병 생활을 했다. 병과 함께 살아가던 시절, 카프카의 글에서 구원을 받은 경험을 바탕으로 『절망은 나의 힘』(편역)을 출간했다. 지은 책으로 『절망 독서』 『카프카는 왜 자살하지 않았나?』 『NHK라디오 심야편 절망 명언』 등이 있으며, 엮은 책으로 『절망 달인 카프카×희망 달인 괴테: 문호들의 명언 대결』(편역) 『절망 도서관』 『절망 서점: 꿈을 포기한 9인이 마주한 이야기』 『트라우마 문학관』 『은둔형 외톨이 도서관』 『366일 문학의 명언』(공편저) 등이 있다. NHK 「라디오 심야편」 프로그램의 ‘절망 명언’ 코너에 출연하고 있으며, 신문과 잡지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김영현

출판 기획편집자로 일하며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만들었다. 현재 일본어 번역을 하며 경계 너머 새로운 세계를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매일 의존하며 살아갑니다』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서로 다른 기념일』 『나를 돌보는 책』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 『오작동하는 뇌』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 『은하의 한구석에서 과학을 이야기하다』 『목소리 순례』 등이 있다.

 

 

 

추천의 말                                                                             

 

질병은 고통과 치료를 넘어 삶과 사유의 문제다. 이 책에는 질병으로 인해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는 틀 자체가 완전히 뒤집히는 과정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절박함과 상상력에 관한 책이다. 타인과 공유하기 어려운 질병이라는 경험을 ‘먹고 싸는’ 일상 안에서 어떻게든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려는 절박함. 바로 그곳에서 타인의 몸을 넘겨짚지 않는 사회를 향한 상상력이 솟아난다. 이토록 솔직한 이야기는 타인에게 얼마나 큰 용기를 주는가. 그리고 사회에 얼마나 구체적인 요청을 할 수 있는가. _안희제 (『난치의 상상력』 저자)

 

우리 몸에 음식이 들어오고 나가는 길이,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럽고 긴 여정이 된다면 어떨까? 스무 살에 병을 앓게 된 저자의 일상은, 한 사회의 생존, 정치경제, 문화, 인간관계… 모든 개념을 재정의한다. 육체의 고통이란 인구수만큼이나 개별적이게 마련이다. 저자는 그 고통의 차이를 인정하고, 타인의 통증을 존중하는 인식론적 전환을 꾀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투병기도 극복기도 아니며, 보살핌의 윤리학에 대한 탐구이자 건강 강박에 사로잡힌 사회에 대한 혁명이라 할 수 있다. _정희진 (『페미니즘의 도전』 저자)

 

저자는 투병 생활을 하면서 뜻하지 않게 갖게 된 민감한 감각으로 이 사회를 둘러보고 다양성에 눈을 뜬다. 그리고 사람은 제각각 다른 사정과 함께 살아간다고 깨닫는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것이 있다.’라고 이해하는 것의 중요함. 이 책은 우리가 타인을 배려한다면서도 실은 독선적이지 않았는지 의문을 품게 한다. _『요미우리신문』

 

논의의 중심에 있는 것은 투병 자체가 아니라 아픈 사람을 둘러싼 오늘날의 사회다. 이 책에 담긴 에피소드들을 읽다 보면 이른바 ‘평범’에서 벗어난 사람이 살아가기 어려운 오늘날 사회가 눈에 들어온다. _아코 마리(생활사 평론가)

 

두 페이지마다, 혹은 매 페이지마다 ‘그랬구나!’ 하고 놀라게 된다. 그중에서도 백미는 ‘싸는 것’, 궤양성 대장염의 증상인 설사에 대해 쓰인 부분이었다. _사이토 마리코(한국어 번역가, 『82년생 김지영』 『시선으로부터』 등)

 

병의 고통은 이 책의 저자에게 또 다른 소중한 것을 주었다. 건강하고 강한 사람은 모를 약자의 마음을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_다카하시 겐이치로(작가)

 

삶에 기본이며 당연한 일인 ‘먹고 싸기’가 어려워질 때 사람은 이토록 약한 존재가 되고 세상이 달리 보인다는 사실이, 읽는 내내 절절히 와닿았다. _가와구치 하루미(시인)

 

 

 

책 속에서                                                                            

 

입 안에 무언가를 넣는다니, 실은 대단한 일 아닐까. 바깥에 있던 음식을 안쪽으로 넣는 것인데. 다들 잘도 그렇게 무서운 짓을 할 수 있구나. 어떤 위험이 있는지도 모르면서. 입부터 엉덩이까지 미지의 무언가가 통과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꽤나 대담한 짓이다. ―본문 97면 중에서

 

먹는 것이 어려워진 다음에야 식사가 ‘나와 타인을 잇는 통로’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불가항력적인 재해 때문이라 해도 그 통로를 쓸 수 없게 되면 타인에게서 대단한 압력과 비난을 받고 배제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본문 126면 중에서

 

현대는 ‘마음의 시대’가 되었다. 그러니 오래전 “조상과 자신의 죄업”이었던 질병의 원인이 이제는 ‘마음’으로 바뀐 셈이다.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라는 구도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왜 그럴까. 병에 걸렸는데 원인이 불확실하고 그 치료법도 모르는 상황은 환자에게는 물론 아직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두렵기 때문이다. 우연히, 의미도 없이, 이유도 없이, 불행에 빠지는 것은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ㅇㅇ라서 병에 걸렸다.’라고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밝히려고 든다. ―본문 290면 중에서

 

낫지 않는 병에 걸리면 감동이 흐릿해지지 않는다. 땅바닥의 잡초를 보고 감동하고, 나뭇잎들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고 감동하고, 내가 걸을 때 나는 발소리에도 감동한다. 어쨌든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는 나날을 보낸다. 그렇게 항상 행복을 느끼는 생활이 부럽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낫지 않는 병에도 이점이 있지 않느냐고. 그렇지만 이토록 행복을 느끼는 건 사실 행복하지 않은 것 아닐까. ―본문 344면 중에서

 

가난한 집 아이들이 더 튼튼하게 자라날 리가 없다. 그게 아니라 가난한 집에서는 튼튼한 아이밖에 기르지 않는 것이다. 자라지 않은 아이는 보이지 않는다. 죽은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죽지 않았어도 집에서 나가지 않는다면, 바깥세상에서 그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모두 건강한 것 같다고 부러워했던 시기가 있다. 당연한 일이었다. 걸을 수 있는 사람만 거리를 오갔을 테니까. ―본문 351면 중에서

 

 

 

 

 

 

지은이: 가시라기 히로키 

옮긴이: 김영현

출판사: 다다서재

출간일: 2022년 3월 25일

판형: 신국판 (135×205×20mm) 

면수: 368면 

ISBN: 9791191716092 (0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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