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도록 뮤지컬

14,000원
지은이: 이수진
출판: 테오리아
분야: 예술 에세이
판형: 110*188mm / 무선제본
면수: 172쪽
ISBN: 979-11-87789-40-6 03810
출간일: 2023년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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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도록 뮤지컬 

 

 

 

이 책은 뮤지컬 평론가 이수진이 뮤지컬을 향한 자신의 사랑을 수줍게 고백하는 에세이이다. 일주일에 9편의 공연을 보러 다닐 정도로 씨어터고어(공연에 중독된 사람)인 저자가 특히 사랑한 열다섯 편의 작품을 책에서 다룬다. 이 작품들 속에는 여성, 성 소수자, 생의 끝에 선 노인 등 세상의 주류에서 벗어난 다양한 군상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젓가락을 들 힘이 있을 때까지 극장에 가고 싶다는 ‘뮤덕’답게 저자는 이 책을 무대 삼아 주인공들과 함께 마음껏 노래 부르고 춤을 춘다. 이 때문에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마치 극장의 한쪽에서 뮤지컬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작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뮤지컬 덕후에게는 작품을 추억하게 하고, 뮤린이에게는 작품을 보는 눈을 알려주는 고마운 필독서!”라는 말 그대로 저자의 뮤지컬에 대한 남다른 지식과 사랑이 듬뿍 담겨있는 책이다.

 

뮤지컬을 즐기는 한 가지 지름길

 

뮤지컬 공연장에 가면 화려한 무대와 배우의 멋진 연기 등 볼거리가 있고, 때로는 감미롭고 때로는 격정적이며 때로는 웅장하고 때로는 아련한 멜로디와 노랫말의 넘버도 있다. 

뮤지컬 <원더풀 타운>에는 ‘남자에게 차이는 백 가지 지름길’이라는 넘버가 나온다. 소위 여성지에 많이 실리던 이른바 남자 잡는 법을 비튼 제목이다. 뮤지컬을 즐기는 데도 백 가지 지름길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중 ‘뮤지컬 넘버’라는 지름길로 뮤지컬을 즐기러 간다. 

 

‘뮤지컬 넘버’가 건네는 말

 

모든 뮤지컬은 자신만의 ‘뮤지컬 넘버’로 관객에게 말을 건넨다. 

<라카지>의 드랙퀸 앨빈은 세계가 자신을 어떻게 받아들이든 자신을 당당하게 여기고 숨지 않으며 세상에 당당하게 소리친다. “이게 바로 나”라고. 

<렌트>의 모린과 조안은 각자의 다른 애정관을 두고 자신의 사랑법이 옳다고 주장한다. 두 여성이 이 노래를 부를 때의 두 인물 사이의 아슬아슬한 긴장감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들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

<빌리 엘리어트>에서 치매 걸린 빌리의 할머니는 안개 낀 듯 희미한 기억 속에서 다시 인생을 산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일들과 만나지 않았을 사람과 마음 주지 않았을 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살림할 돈으로 위스키와 맥주를 샀고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던, 할머니와 결혼한 적도 없었던 그 할아버지에 대해 노래한다.

<서편제>에서 오로지 송화만이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예술을 완성시키는 인물이다. 무대 위 송화는 소맷자락을 거두듯이 모든 원망을 거두며 눈을 뜨고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부른다.

그리고 <원더풀 타운>에서 루스는 좀처럼 낫지 않는 남자들의 불치병, 이제는 최소한 병명은 붙은 유구한 역사의 병을 퇴치할 노래를 부른다. 맨스플레인이라는 병을 퇴치할 노래 ‘남자에게 차이는 백 가지 지름길’을.

 

관객이 아닌 독자로서 ‘뮤지컬 넘버’의 매력에 빠져보기를...

 

뮤지컬의 매력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 가운데 절대 놓칠 수 없는 한 가지는 ‘뮤지컬 넘버’가 가진 매력일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열다섯 곡의 ‘뮤지컬 넘버’ 속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그리고 마치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 부르듯 독자와 끊임없이 교감한다. 이 책을 통해 관객이 아닌 독자로서 뮤지컬의 매력을 한껏 느껴보기를 바란다.

 

 

 

차례 

 

70년 전에도 맨스플레인은 지겨웠다 11

〈원더풀 타운〉

 

그립고 질리고 사랑하고 진절머리 나는, 떠날 수 없는 나의 친구들에게 21

〈컴퍼니〉

 

진정한 사랑을 만났는데 어쩌다 보니 예수님 31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광대가 등장하는 순서 43

〈리틀 나이트 뮤직〉

 

주인공보다 웃기고 나쁘고 매력적인 악역 55

〈리틀 숍 오브 호러스〉

 

다른 누구도 아닌, 나는 나 65

〈라카지〉

 

사랑으로 전쟁을 하려거든 이들처럼 75

〈렌트〉

 

인생을 다시 산다면 안 그랬을 기억들 87

〈빌리 엘리어트〉

 

망한 영화에도 미덕은 있다 97

〈제너두〉

 

소맷자락 안에 가둘 수 없는 영혼 107

〈서편제〉

 

종교의 탄생 117

〈북 오브 모르몬〉

 

크지만 작고, 단단하지만 여린 롤라의 매력 127

〈킹키부츠〉

 

전설들이 사랑했던 노래 137

〈파리의 아메리카인〉

 

사실은 간데없지만 시는 아름답다 149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노래는 사랑이라 말하는데, 사틴은 삶이라 노래하네 159

〈물랑루즈!〉

 

 

 

저자 소개

 

이수진

어린 시절엔 진짜 믿었다. 주인공이 길에 나서서 노래를 부르면 갑자기 구름이 걷히고 모든 사람이 웃는 얼굴로 연주하고 함께 노래를 부르는 세상이 진짜 있다고 믿었다. 나도 그런 세상에 끼고 싶어 뮤지컬에 입문했다. 하지만 정작 웃을 일이 별로 없는 작품을 간혹 쓰고, 번역도 하고, 공연평도 하면서 뮤지컬 동네에 한 발 슬쩍 걸친 삶을 살고 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100년을 개괄한 《뮤지컬 이야기》를 공저로 쓴 일이 있다.

 

 

 

추천사

 

"그녀가 뮤지컬을 사랑하는 게 다행이고 기쁘다.

우리는 그녀의 계속된 탐구를 통해 더 깊고 진한 뮤지컬의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

-음악감독 김문정-

 

 

"뮤지컬 덕후에게는 작품을 추억하게 하고,

뮤린이에게는 작품을 보는 눈을 알려주는 고마운 필독서!!! "

-배우 정성화-

 

 

 

책 속에서

 

두근거림이 사라진 자리에 취향이 자리잡는다. 나는 바로 그즈음부터 나 자신을 씨어터고어로 인식하게 되었다. 꾸준히 평생 극장에 가는 사람. 나는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오페라든 무용이든, 무대에서 벌어지는 온갖 일이 다 보고 싶은 사람이 되어버렸다. p.5

 

《작은 아씨들》에서 〈원더풀 타운〉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남자들의 가르치는 병은 좀처럼 낫지 않는 유구한 역사의 불치병이지만 이제는 최소한 그 병에 이름이 붙었다. ‘맨스플레인’이라고. p.19

 

바비가 다양한 인종과 성으로 재해석 되어가는 과정에서, 이 세계가 인류에게 씌운 굴레를 벗어나가는 순서를 보여주는 것도 흥미롭다. 백인 이성애자 남성이 제일 먼저, 그다음에 흑인 남성이, 흑인 성소수자가, 마지막으로 여성이 바비 역을 맡으면서 마침내 여성이 그 굴레로부터 벗어날 때가 되었음을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 2019년이다. 초연된 지 거의 반세기가 흐른 후에야, 여성이 결혼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차례가 돌아온 것이다. p.27

 

예기치 못했던 상황이 벌어질 때, 무대 위에는 광대들이 난입해 관객들을 웃긴다. 바로 조금 전의 상황이 전혀 심각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리고 다시금 새로 시작할 에너지를 모으기 위해서다. p.48

 

진지하게 따지고 들자면 사적인 복수가 허용된다면 법은 왜 있나 싶지만, 드라마는 정의 구현 교과서가 아니기에 더욱 드라마틱해지기 마련이다. p.60

 

세상 누구에게라도 “나는 바로 나”라는 가사가 주는 메시지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하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부정하면서까지 약혼하겠다는 어리석은 아들에게 서운하면서도 아들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정상인’ 행세를 하려는 이들이야말로 누구보다도 정상인 부모 그 자체였다. 이후 이 노래는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하게 드러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부를 수 있는 상징적인 노래가 되었다. p.73

 

대부분의 뮤지컬에서 이토록 강력한 노래들은 대대로 남성 인물들의 전유물이었다. 여성 인물 하나를 두고 사랑의 라이벌이 되어 대립할 때나, 전쟁을 치르거나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싸울 때 등, 대치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노래들이다. 그런데 이 노래는 두 여성이 각자의 다른 애정관을 두고 물어뜯기라도 할 듯이 자신의 사랑법이 옳다고 주장한다. 이 노래를 부를 때의 두 인물 사이의 아슬아슬한 긴장감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pp.79-80

 

그토록 미워했지만 할아버지와 춤을 추던 순간만은 할머니의 기억 속에 또렷이 각인되어 있고, 그 기억만큼이나 많은 댄서들이 할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할아버지처럼 담배를 들고 창문을 넘어 들어와 할머니와 춤을 추고 다시 하나씩 둘씩 창문을 넘어 나가버린다. 연기처럼. 할머니의 기억처럼.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할머니의 지나온 인생이,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이 연기처럼 흩어진다. 하나의 넘버로 치매에 걸린 할머니의 인생이 완벽하게 그려진다. p.94

 

이 뮤지컬에서 오로지 송화만이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예술을 완성시키는 인물이다. 눈이 멀어서도 소리꾼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는 유랑꾼이다. 그런 인물의 삶이 어찌 어린 소녀처럼 긴 소맷자락 안에 갇히랴. 누구보다 큰 질곡을 겪으면서도 쓰러지지 않은 강한 인물이건만 송화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그를 망가뜨리면서도 사랑한다고 부르짖던 그 사람들의 시선 안에 갇힌다. 이 뮤지컬을 볼 때마다, 살포시 송화의 소맷자락을 올려주고 싶어진다. 그때는 송화가 눈을 번쩍 뜨리라.

 

〈사우스 파크〉의 작가들이 종교에도 순기능이 있음을 보여주는 면모도 놀랍다. 물론 그들이 믿는 것은 종교 그 자체의 순기능이 아니라 종교를 만드는 인간들의 선한 의도다. 아무리 아름다운 종교도 경전에 박제되고 세월이 지나면 애초의 아름다운 의미는 사라지고 융통성 없는 형식만 남아, 종교의 힘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억압만 되는 모습을 수도 없이 많은 종교를 빙자한 전쟁터에서 보아 왔기 때문이다. p.125

 

뮤지컬 〈킹키부츠〉는 롤라가 자신에게 손가락질하던 사람들을 자신의 편으로 돌려세우고 편견이라는 마음속의 커튼을 걷어내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 노래 ‘롤라의 세상’은 롤라가 세상을 향해 나란 사람은 어떤 사람이라고 포효하는 노래다. pp.132-133

 

그 ‘주말의 명화’나 ‘토요 명화’ 시간에 가끔 뮤지컬 영화들을 방영해주곤 했다. 그런 날이면 부모님과 함께 나란히 앉아 밤늦도록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영화가 뭔지도 잘 몰랐던 어린 시절이라 왜 서양 사람들은 총천연색의 화면 속에서 사랑 고백을 노래로 하는지 궁금했었다. 부모님이 어린 자식을 재우지 않고 맘 놓고 보여줄 수 있는 영화 대부분이 뮤지컬 영화였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좀 더 철이 든 후에야 알게 되었다. pp.140-141

 

크리스티안이 일제강점기의 신파극 주인공 이수일처럼 돈이냐 사랑이냐를 외칠 때, 사틴은 그 둘이 칼로 자르듯 갈라지는 존재가 아니란 사실을 안다. 삶이 꺼져 가는 사람 앞에서 무엇인들 절실하지 않을까. 가사로만 본다면 그저 단순한 사탕발림 같은 믿지 못할 맹세들로 가득찬 노래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는 상황이 얹어지자 그보다 더 슬플 수가 없는 노래가 되어버린다. 수많은 히트곡이 순식간에 스쳐가는 무대 위에서도 이 노래는 길고 뚜렷하게 귀에 담길 수밖에…. 무대 위에서 사틴이 진정한 주인공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다. pp.169-170

 

 

 

 

 

 

 

 

지은이: 이수진

출판: 테오리아

분야: 예술 에세이

판형: 110*188mm / 무선제본

면수: 172쪽

ISBN: 979-11-87789-40-6  03810

출간일: 2023년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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