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순례

16,000원
지은이: 사이토 하루미치
옮긴이: 김영현
출판사: 다다서재
발간일: 2022년 1월 21일
판형: 신국판 변형(135×205mm)
면수: 288면
ISBN: 9791191716078 (0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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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순례

                                                                    

 

『목소리 순례』는 농인 사진가 사이토 하루미치가 다양한 존재들을 만나 진정한 내면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에세이다. 전작 『서로 다른 기념일』로 서로 다른 감각을 지닌 존재와의 소통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던 저자는 이 책에서 청각장애를 극복하려 했던 어린 시절부터 장애를 인정하고 농인으로 살아가며 접한 다양한 언어와 감각에 대한 내밀한 고백을 전한다.

 

 

 

출판사 서평                                                                              

 

침묵 속에서만 태어나는 목소리가 있다

 

『서로 다른 기념일』 사이토 하루미치의 또 다른 이야기

김연수 소설가, 김원영 변호사 추천!

 

『목소리 순례』는 농인 사진가 사이토 하루미치가 다양한 존재들을 만나 진정한 ‘목소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에세이다. 전작 『서로 다른 기념일』로 서로 다른 감각을 지닌 존재와의 소통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던 저자는 이 책에서 청각장애를 극복하려 했던 어린 시절부터 장애를 인정하고 농인으로 살아가며 접한 다양한 언어와 감각에 대한 내밀한 고백을 전한다. 저자가 찍은 사진과 섬세한 문장이 어우러져 잊을 수 없는 ‘대화’의 순간을 포착한다.

 

음성 사회에 고립되어 있던 청각장애 소년

잃어버렸던 목소리를 재활하다

 

저자 사이토 하루미치는 두 살 때 청각장애를 진단받은 뒤 바로 보청기를 끼고 발음훈련을 시작한다. 일반학교에 다니며 ‘듣는 사람’이 되려고 부단히 노력하지만 저자가 입 밖으로 낼 수 있는 건 마음에서 우러난 말이 아니라 잘 발음할 수 있는 말들이다. 그런 그에게 돌아오는 것 역시 마음이 담긴 대답이 아닌, 발음에 대한 칭찬이나 조롱뿐이다. 자신에게 들리지도 않는 말을 내뱉고 상대가 알아들었는지 표정을 살피며, 저자는 말하면 할수록 타인과 거리가 멀어질 뿐이라고 자책하고 괴로워한다.

듣는 사람인 척 스스로를 속이며 고독한 성장기를 보내던 저자의 삶은 고등학교를 농학교로 진학하며 변화한다. 농인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농학교에서 ‘보이는 목소리’, 수어와 만난 저자는 비로소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고 진심으로 타인과 대화하게 된다. 농학교에서 지낸 5년 동안 말을 재활한 저자는 스무 살에 보청기를 아예 빼버리고 수어의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기 위해 전업사진가의 길로 나아가기로 한다.

 

다양한 몸과 낯선 존재들을 순례하며 찾은

경계 너머 진정한 소통의 가능성

 

사진가가 된 저자는 다양한 몸을 가진 사람을 만나 사진에 담는다. 각자 다른 장애를 지닌 몸을 격렬하게 부딪히는 장애인 레슬러들, 긴 포옹으로 인사하는 다운증후군 당사자, 오직 눈을 깜박여서 대화할 수 있는 ALS 당사자, 자신만의 세계에 살면서도 타인을 향한 걱정과 기쁨을 전할 줄 아는 자폐성 장애인…. 그들은 서로가 다르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온몸의 감각을 동원해 소통하려 한다. 저자는 장애와 다른 몸이 경계가 아니라 새로운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사실을 깨닫고 “대화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할 수 없는 다름을 서로 받아들이면서 관계를 맺기 위해 하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눈빛으로 뜻을 전하는 동물과 올곧게 마주 보며 상대를 받아들이는 갓난아기 역시 저자에겐 서로 다른 존재와 대화하는 법을 가르쳐준 스승이다. 

 

온갖 말이 범람하는 세상에서 

진짜 말을 되찾기 위한 감동적인 여정

 

기술의 발전으로 장애인이 갈 수 없는 곳을 대신 가주는 로봇이 있고, 휴대폰만으로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이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그와 동시에 세상에는 혐오와 차별의 말, 피상적인 배려와 경솔한 선의를 담은 말이 넘쳐나고 있다. 청각장애인인 저자가 음성사회의 강박에서 벗어나 다양한 ‘목소리’와 마주하고 낯선 존재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풍경은 그래서 더욱 깊은 감동을 전한다.

문장에 담기 어려운 다양한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한국어판에는 저자의 사진집에 수록되었던 사진들을 내용에 맞춰 추가 수록했다. 사진가로 활발히 활동하며 각종 상을 수상한 저자의 작품들이 섬세한 글과 어우러져 특별한 소통의 순간을 전한다.

해야 하는 말과 하고 싶은 말 사이에서 종종 길을 잃는 많은 이들이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언어를 뛰어넘어 타인과 진정한 소통을 시도할 수 있도록, 이 책이 그 모든 목소리 순례에 적절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차례                                                                     

 

1

원초적인 석양

도플갱어

은빛 원

손으로 말하는 사람 

스무 살이었다 

고요가 울린다

 

2

악의에 찬 말 

진짜 말 

원초적인 대화 

가슴 남자 

새하얀 감탄 

목소리 피어나다

 

3

역시 세계는 아름답구나 

몸의 목소리 

시선의 목소리 

세계를 살아가는 현자 

음악의 차안으로부터 

음악의 피안에서 

구원받은 비경의 목소리 

어렴풋한 경계의 노래

 

4

빛 그 자체인 당신 

끌어안는 시선 

살갗의 기억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지은이 및 옮긴이 소개

                                                           

사이토 하루미치 齋藤 陽道

1983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선천적 난청으로 중학생 때까지 일반 학교를 다니다 고등학교는 도립샤쿠지이농학교로 진학했다. 사진가로 활동하며 2010년 ‘사진 신세기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고, 2013년에는 도쿄 와타리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장애인 프로레슬링 단체 ‘도그레그스’에서 ‘히노미치’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특기는 마구 때리기. 사진집과 저서로 『감동』 『보물상자』 『사역 봄과 수라』 『그래도 그럼에도 그렇지만』 『서로 다른 기념일』 『목소리 순례』 『감동,』 등이 있다. 2017년부터 7년에 걸친 사진 프로젝트 ‘신화神話’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0년 2월에는 농인으로서 줄곧 싫어했던 노래와 마주하는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노래의 시작」이 일본에서 개봉했다.

 

김영현

출판 기획편집자로 일하며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만들었다. 현재 일본어 번역을 하며 경계 너머 새로운 세계를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매일 의존하며 살아갑니다』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서로 다른 기념일』 『나를 돌보는 책』 『영원에 관한 증명』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 『오작동하는 뇌』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 『은하의 한구석에서 과학을 이야기하다』 등이 있다

 

 

 

추천의 말             

                                                               

들리는 말만으로 타인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얼마나 빈약한가. 제대로 듣는다는 것은 목소리를 듣는 데서 나아가, 보고 냄새 맡고 맛보고 느끼는 데까지 다다르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타인의 말을 들을 수 없는 사이토 하루미치는 카메라를 들고 ‘자세히 보려’ 했다. 레슬링을 하며 말로 대화할 수 없는 상대와 ‘몸으로 부딪히려’ 했다.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속아 내가 감각하지 못하는 ‘지금 여기’의 세계는 얼마나 다채로운지. 폭포수처럼 쉼 없이 흘러내리는 감각의 세계를 느끼지 못하는 건 어쩌면 우리일 수도 있겠다는 반전에서 타인을 향한 이해의 발판이 생긴다. 

— 김연수(소설가)

 

사이토 하루미치가 발견한 ‘목소리들’의 다채롭고 한없이 깊은 대화들이 너무나 아름답게 묘사될 때, 독자는 넋을 놓고 책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눈가에 아른거리는 빛의 감각, 아기와 개와 로봇의 냄새, 프로레슬링 경기의 링 위에서 느끼는 땀과 피의 맛, 말없이 어깨를 두드리는 발달장애인과의 포옹이 어우러지는 이 놀라운 책은, 누구와도 소통하지 못했던 농인 소년이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아 아무도 듣지 않았던 목소리와 만나는 과정을 묘사한 음악이자, 보이지 않던 이들을 사진으로 그려낸 초상화다.

— 김원영(『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저자, 변호사)

 

 

 

책 속에서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이란 행동이나 자연현상처럼 말이 없는 침묵 속에서 번뜩인 무언가를 ‘목소리’로 들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닐까. 그런 능력이 내게도 이미 있는 것 아닐까. 사진이 그 능력을 한층 키워주지 않을까. 

―본문 91면 중에서

 

그들은 결코 강하지 않다. 그렇지만 자신의 슬픔과 약점을 얼버무리지 않고 포용하면서, 나아가 자신의 발로 일어서길 선택한 사람들이다. 약점도 슬픔도 꼴사나움도, 그 너머에 있는 기쁨도, 전부 내가 스스로 결정하겠다고 결의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일수록 홀로 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홀로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아는 사람일수록 홀로 살아가는 다른 사람을 만나면 고유한 한 개인으로 대한다. 상대를 신뢰하며 그냥 놓아둘 줄 안다.

―본문 117면 중에서

 

시간이란 시곗바늘처럼 일정한 속도로만 흘러가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지금’이라는 순간을 진심으로 살아가면, 순간이 영원처럼 농밀하게 눈앞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몸으로 느꼈다.

―본문 137면 중에서

 

대화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었다. ‘다 끝났어.’ ‘도저히 서로 이해할 수 없어.’ ‘공유할 수 없어.’ ‘전해지지 않아.’ 이런 고통과 괴로움에서 시작되는 것이 대화였다. 서로 다름을 통감할수록 ‘당신’이라는 타인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도 새로워진다. ‘당신’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빛이 더해진다. 대화란 이해할 수 없는 다름을 서로 받아들이면서 그렇게 다름에도 관계를 맺기 위해 하는 행위였다.

―본문 138면 중에서

 

필담과 수어 통역은 ‘쓸데없는’ 대화를 생략하고 의미만 요약하여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분명히 용건을 해결하는 데는 그걸로 충분하다. 하지만 의미 있는 말만으로 마음이 통하느냐면,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가치 없어 보이는 사소하고 ‘쓸데없는’ 말에 모든 인격이 응축되기도 한다. 그처럼 ‘쓸데없는’ 대화가 대수롭지 않게 쌓인 자리에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싹튼다.

―본문 227면 중에서

 

 

 

 

 

 

지은이: 사이토 하루미치 

옮긴이: 김영현 

출판사: 다다서재

발간일: 2022년 1월 21일

판형: 신국판 변형(135×205mm) 

면수: 288면 

ISBN: 9791191716078 (0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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