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었어 - 나의 겨울 방학 이야기

13,000원
지은이: 윤단비,김예원, 윤치규, 김성광, 박서련, 봉현, 유지현, 김상민
그림: 양양
출판사: 책폴
출간일: 2021-12-01
쪽수: 196쪽
판형: 135*195mm
ISBN: 9791197626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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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었어 - 나의 겨울 방학 이야기

 

 

청소년과 어른이 두루 읽고 함께 공감하는 책을 꾸려 가는 영어덜트 출판사 책폴의 첫 번째 책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었어>는 부제에서 짐작하듯 ‘겨울 방학에 있었던 일’을 담은 앤솔러지 에세이다. 영화감독.인권 변호사.소설가.브랜드 마케터.서점인.일러스트레이터.은행원 등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발하게 일하며 살아가는 여덟 작가들이 함께 가닿은 사춘기 시절이 그림 작가 양양의 따스한 일러스트레이션과 어우러져 다채로운 색채로 펼쳐진다.

 

세상은 ‘청소년기’라는 커다란 카테고리로 생의 한 시기를 규정하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저마다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하루하루 시간표에 따라 일상이 규칙적으로 흘러감에도 끝내 잊지 못할 기억으로, 기록으로 남는 건 그 틈새를 통과해 나와 너, 우리가 남몰래 마주한 풍경들이다. 시간이 지나 ‘추억’이라 부르고 ‘나만의 (흑)역사’로 간직하는 것들 말이다. 시대와 세대가 달라도 우리가 거쳐 온 그 시간의 결은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는 생각에서 이 책의 기획이 시작되었다. 모든 어른이 똑같은 인생을 살아가지 않듯 흘러간 시절도 마찬가지기에, 하나의 완벽한 답보다 삶의 다양한 예시들이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좋아한다고 솔직히 마음을 털어놓지 못했고 꿈도 취향도 어느 하나 확신을 갖지 못해 막막했으나 마냥 사랑하기에 충분했던 계절. 그 많은 겨울을 지나오며 소녀들과 소년들은 훌쩍 자랐고, 못다 한 이야기들을 이제 이곳에 털어놓는다. 누구에게는 지나온 추억을, 누구에게는 다가올 미래를, 또 다른 누구에게는 지금 여기를 적확히 비추는 여덟 편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독자들은 추위를 잊을 만큼 포근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 아주 적당히 따듯한 이 겨울의 온기를.

 

 

 

목차

 

윤단비│주머니에서 꺼낸 겨울

그때의 나 • 열아홉, 윤단비에게

 

김예원│둘만의 것이 아닌, 두 사람의 비밀

그때의 우리 • 내 곁을 스쳐 지나간 미영이들에게

 

윤치규│절망과 구원의 동그라미

그때의 나 • 열다섯 살의 치규에게

 

김성광│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었어

그때의 나 • 열일곱 살 성광에게

 

박서련│19년

그때의 나 • 철원의 서련에게

 

봉 현│나의 마지막 겨울 방학

그때의 나 • 열아홉의 봉현에게

 

유지현│기본값은 언제나 덕질

그때의 나 • 한겨울의 여의도를 누볐던 유지현에게

 

김상민│붕어빵이라는 이름의 점

그때의 나 • 열 살의 상민에게

 

그림 작가의 말

양양│우리가 찍을 수 없던 어떤 사진들에 관하여

 

 

 

책 속에서

 

P. 14~15

갑자기 서울에 가겠다니. 아빠는 내게 “넌 재능이 없다.”고 말했다. 정확히는, 재능이 없진 않지만 그것은 여타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는 정도의 재능이라 “특별한 게 아니다.”라고 얘기했다. 나는 학원 선생님이 내게 재능이 있다고 말했다며 대꾸했지만, 아빠는 그런 게 바로 상술이라고 했다. 아빠는 내 위치를 그 어디에도 놓지 않았다. 글을 쓸 수 없는 사람으로 분류했다. 내가 평범한 한 사람만큼의 몫을 하기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_윤단비 「주머니에서 꺼낸 겨울」에서

 

P. 39~41

달리던 버스가 신호에 걸려 멈춘 사이, 어슴푸레 눈에 들어오는 광경에 두 눈이 번쩍 뜨였다. 새로 생긴 ‘반짝반짝 노래 연습장’ 간판 아래 낯익은 이들이 보였다. 같은 학원에 다니는 동갑내기 아이가 고구마 샘과 깔깔 웃으며 손을 잡고 노래 연습장 지하 계단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쟤가 저렇게 웃을 수도 있는 애구나. 그런데 고구마는 왜 저기 저러고 있는 거지?’

_김예원 「둘만의 것이 아닌, 두 사람의 비밀」에서

 

P. 57

해가 뜨고 지는 게 지겨웠다. 중학생 때 나는 하루하루가 너무 재미없었고 똑같은 일상이 되풀이되는 게 괴로웠다. 학교 가는 게 지루했고 방과 후에 친구들과 피시방에서 노는 것도 시시하기만 했다. 어제도 비슷하고 오늘도 비슷하며 앞으로도 비슷한 나날이 수없이 반복될 거라면 차라리 모든 게 다 망해 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_윤치규 「절망과 구원의 동그라미」에서

 

P. 99

10대를 통과하는 내내 겨울은 내게 늘 두려운 계절이었다. 내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소수의 친구들과 곧 헤어지고 새로운 아이들 속에서 다시 친구를 찾아야만 하는 계절이 다가오는 시기였다. 날 이해해 줄 친구를 찾는 일은 늘 어려운 과제라 3월이 1년 중 가장 힘들었다.

_김성광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었어」에서

 

P. 110

철원 학교들의 겨울 방학은 대체로 12월 20일 무렵이었지만 어떤 때에는 성탄절 지나서야 방학을 선언했다. 그런 때에는 방학이 시작되기 직전에 내가 세계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 책가방을 집에 내려놓기 무섭게 교회에 가야 했고 한두 시간 뒤에는 피아노 학원에도 가야 해서 교회에 피아노 학원 가방을 챙겨 갔다.

_박서련 「19년」에서

 

P. 146

아름답게 내리는 눈. 버스 안에 울려 퍼지는 따스한 겨울 노래. 사람들의 행복한 웃음소리. 그 사이에서 열아홉의 나는 처음으로 인생의 쓴맛을 곱씹으며 울었다. 노력은 이렇게나 힘겹고 어려운 것이었다. 무언가를 바라는 절실함이 크면 클수록, 잃는 것과 포기해야 하는 것도 많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며 힘겨워 울었다.

_봉현 「나의 마지막 겨울 방학」에서 

 

P. 166

4분짜리 무대를 위해 수많은 연습과 노력을 하는 아이돌, 그들에게 응원을 보태기 위해 몇 날 며칠 추위와 배고픔을 이기며 방송국 앞에 줄을 서 있는 나. 좋아하는 것을 향한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는 순간 나비효과가 일어났다. 누군가의 꿈을 좇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그 사람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을 꿈꾸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_유지현 「기본값은 언제나 덕질」에서 

 

P. 186~187

사춘기는 선택을 시작하는 단계다. 우리의 삶이 과거에서부터 찍어 온 무수한 점들의 총합이라면, 사춘기는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내 의지로 점을 찍는 최초의 순간이다. 설익은 직관과 정제되지 않은 믿음, 아직 충분치 못한 경험을 근거 삼아 위태로워 보이는 선택을 이어 나간다. 물론 위태로운 동시에 위대한 여정의 시작이다.

_김상민 「붕어빵이라는 이름의 점」에서

 

 

 

 

작가 소개

 

윤단비

1990년 겨울, 광주에서 나고 자랐다. 열아홉 살에 서울로 오기 전까지는 줄곧 광주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 영화가 끝나도 인물들이 스크린 밖 어딘가에 살아갈 것만 같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단편 〈불꽃놀이〉를 비롯하여 장편 〈남매의 여름밤〉 등 여러 편의 영화를 연출했으나 아직까지 겨울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만든 적이 없다.

 

김예원

사회적 소수자와 연대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변호사이자 활동가. 세 아이를 기르며 장애인권법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겨울에 태어나서인지 겨울을 가장 좋아한다. 첫눈을 기다리며 올해에도 봉선화 물을 들였다. 『누구나 꽃이 피었습니다』 『이상하지도 아프지도 않은 아이』 『상처가 될 줄 몰랐다는 말』을 썼다.

 

윤치규 

2021년 서울신문 및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데뷔 후 현대문학, 악스트, 문장 웹진 등 문예지에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평일에는 은행원, 주말에는 소설가로 살면서 아주 오랫동안 소설을 쓰고 작품을 보여 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겨울에는 노점에서 파는 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김성광 

인터넷서점에서 일한다. 틈나는 대로 책을 읽고 글을 쓴다. 겨울에 태어났고, 겨울에 태어난 연인과 살고 있으면서도, 겨울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안경이 자주 뿌옇게 흐려져서다. 하지만 안경에 낀 훈김을 닦고 다시 선명한 세상을 마주하는 순간은 사랑한다. 겨울에 유독 안경을 자주 닦는다.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를 썼다.

 

박서련 

음력 칠석에 태어났다. 소개를 쓸 때마다 철원 태생임을 반드시 밝힌다. 시상식 때 입을 한복을 맞추려고 적금을 붓는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게임을 좋아하지만 승률은 높지 않다. 가위바위보조차도 잘 못 이긴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체공녀 강주룡』 『마르타의 일』 『더 셜리 클럽』, 소설집 『호르몬이 그랬어』 등이 있다. 테마소설집 『서로의 나라에서』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하지』 등에 참여했다. 한겨레문학상과 젊은작가상을 받았다. 지금 무슨 생각해? 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봉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8년 차 프리랜서. 여행, 일상, 반려동물, 연애와 사랑에 관한 네 권의 에세이를 냈으며 메일링 뉴스레터 〈봉현 읽기〉를 통해 계속 글을 쓰고 다수의 책과 매체에 그림을 더하고 있다. 겨울밤의 외로움은 두렵지만, 겨울 새벽의 글쓰기를 좋아한다.

 

유지현 

이야기를 짓는 일이 좋아서 문예창작을 공부했다. 어린이청소년문학서점 ‘책방 사춘기’를 운영하며, 그림책과 동화, 청소년 소설을 소개하는 글을 쓴다. 주로 진짜 이름보다는 춘기 씨, 춘기 님, 춘기 이모라고 불린다. 길고양이들을 챙기면서부터 겨울이 조금 밉다.

 

김상민

낮에는 마케터로 일하고 밤에는 글을 쓴다. 정준일, 이소라, 단팥죽, 전기장판과 차렵이불의 포근함까지 좋아하는 것들 대부분이 겨울의 질감을 띤다. 겨울 입장권을 사는 마음으로 그해 첫 붕어빵을 산다. 『교토의 밤』 『마마 돈워리』 『아무튼, 달리기』를 썼다.

 

양양 (그림) 

출판사 디자이너로 일하며 그림책 작가,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쓰고 그린 책으로『계절의 냄새』 『서울 저녁의 가장자리에는』 『우리가 함께 듣던 밤』 『지구에서 보낸 한 철』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돌이켜 보면, 나는 겨울에 자란 것 같다.”

 

기억이 계절이 될 때 우리가 마주한 삶의 풍경들

지나온 겨울을 통과해 지금의 나를 마주하는 여덟 편의 에세이

 

영어덜트 서사의 새로운 프리즘, 책폴출판사의 ‘위 아 영’ 시리즈 01

시간을 잇는 8인 8색 앤솔러지 에세이

 

날이 추워질수록 우리는 따듯하고 포근한 것들에 마음을 가까이 둔다. 그 곁에 머물 때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길 바라게 마련이다.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괜스레 양 볼을 만져 보면서. 귤을 더 나눠 먹을까 생각하면서.

청소년과 어른이 두루 읽고 함께 공감하는 책을 꾸려 가는 영어덜트 출판사 책폴의 첫 번째 책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었어』가 출간되었다. 에세이, 그림 만화, 그래픽노블 등의 장르를 통해 생의 반짝이는 순간들을 모아 가는 ‘위 아 영We are young’ 시리즈의 첫 권이기도 하다. 부제에서 짐작하듯 이 책은 학창 시절 ‘겨울 방학에 있었던 일’을 담은 앤솔러지 에세이다. 책의 세계에 맞닿아 있으면서 서로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여덟 명의 작가가 한데 모여앉아 각자의 지나온 겨울을 꺼내 놓는다.

어른이 되어 마주하는 삶의 큰 변화 중 하나는, 모두에게 일정히 주어지는 방학이 더는 없다는 사실이다. 스스로 어떤 일을 그만두거나 해오던 것을 잠시 쉬기로 마음먹지 않는 한 일상은 분주히 흘러간다. 대학에서 체감하는 방학 생활은 지난 시절과는 확실히 다르기도 하고.

그러니 ‘방학’이라는 두 글자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마음이 말랑해지다가 문득 오래된 기억을 발견해 낼지도 모른다. 봄이 오기 전 아주 춥고 두려웠던 시간이기도 했고, 친구들과 늦은 밤 내리는 눈을 고요히 바라보던 순간도 있었을 것이며, 좋아하는 것을 실컷 즐길 수 있는 뜨거운 축제와도 같았던 날들. 코끝 시린 겨울 방학을, 여덟 명의 작가는 어떻게 보냈을까.

<남매의 여름밤>의 영화감독 윤단비, 평단과 독자들의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는 소설가 박서련, 『상처가 될 줄 몰랐다는 말』등을 펴낸 인권 변호사 김예원, 어린이 ? 청소년문학서점 ‘책방 사춘기’를 운영하는 유지현,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네 권의 책을 펴낸 작가 봉현, 『아무튼, 달리기』의 작가이자 브랜드 마케터 김상민, 서점인으로 살아가며 꾸준히 읽고 기록하는 일상 에세이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를 펴낸 작가 김성광, 주중에는 은행원으로 주말에는 소설가로 살아가는 신춘문예 2관왕의 신인 소설가 윤치규. 나이도 사는 곳도 취향도 꿈도 다른 여덟 작가가 꺼내 둔 그 겨울의 풍경은 그림 작가 양양의 다감한 일러스트레이션과 어우러져 지금 우리에게 가장 알맞은 온기를 담아낸다.

 

그때 그 소녀와 소년은 어떠한 시간을 거쳐 오늘의 우리가 되었을까

웃고, 울고, 외롭고, 너무나 좋아했던…… 겨울 방학에 있었던 일들

 

영화 <남매의 여름밤>의 윤단비 감독은 과일을 보며 계절의 변화를 직감하곤 했다. 부모님이 과일 가게를 해서였는데, 특히 딸기와 귤은 어찌나 쉽게 무르고 곰팡이도 잘 피는지. 과일과 달리 더디게만 흐르던 일상에 숨통이 되어 준 것은 수많은 소설책과 영화였다.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는 정도의 재능”이기에 그저 “평범한 한 사람의 몫만 해도 다행”이라 생각하는 시선 속에서 열아홉 윤단비는 다짐한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라는 것”을 보여 주겠다고 말이다. 고요하고도 단단한 그 고백에 뭉클함이 전해져 온다.

 

『상처가 될 줄 몰랐다는 말』등을 펴낸 작가이자 인권 변호사 김예원은 중학 시절 같은 학원에 다녔던 한 아이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금도 여전히 지속되는 ‘어떤 사건들’을 관통해 낸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세상의 풀리지 않은 숙제를 마주하기 시작한 소녀의 이야기는 명료하게 현실을 파고든다. 또렷한 소신을 갖고 용기를 건네는 일에 게을리 하지 않는 김예원 작가의 시간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구분 없이 언제나 ‘진행형’으로 나아간다.

 

주중에는 은행원으로 주말에는 소설가로 살아가는 신춘문예 2관왕의 신인 소설가 윤치규는 20년 전으로 돌아가 중2 때를 되돌아본다. “차라리 모든 게 망해 버리”길 바랐던 열네 살의 윤치규를 구원한 건 힙합 음악이었다. 그때만 해도 힙합은 비인기 장르였기에 작가는 고독하게 혼자 랩을 읊조리며 비트에 몸을 싣곤 했다. 음악 선생님의 권유로 교내 축제에 참가하지만 그야말로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어 버리고, 열네 살 윤치규는 겨울 방학을 맞아 유배당하듯 아버지가 머무는 강릉에 내려가게 된다. 지겹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한줄기 빛을 찾아 헤매던 소년의 이야기다.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어』의 작가이자 인터넷서점에서 일하는 김성광은 ‘마음을 나누는 즐거움과 어려움’을 세밀하게 적어 내려간다. 떨어져 있는 이와 연락 나눌 방법으로 편지가 최선이었던 시절, 김성광 작가는 호감을 주는 글씨체 덕에 친구들의 펜팔을 대신 써 주다가 이웃 학교의 동갑내기 여고생 J와 펜팔을 시작한다. “남자들의 취향과 거의 늘 불화했”기에 “좋아하는 것들로 인해 외로워졌”던 작가는 J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마음을 털어놓게 되는데……! 단 한 번의 완연한 기쁨이 되어 준 열일곱 살의 겨울 방학이 무척 애틋하다.

 

『체공녀 강주룡』 『더 셜리 클럽』 등의 소설가 박서련은 고향 철원에서의 모든 기억을 겨울로 기억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같은 학교, 같은 학원, 같은 교회에 다녔던 마을. 해마다 겨울 방학이 되면 모두 한마음으로 성탄제를 준비하곤 했다. 숨이 막힐 듯 답답한 그곳을 벗어나고만 싶었던 박서련 작가는 “19년간의 긴 겨울과 갑자기 그러나 마침내 작별하게 되었”지만 자신을 소개하는 첫 문장에 ‘철원에서 태어났다.’라고 기록하는 일을 빠뜨리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길고 긴 밤을 보낸 철원에서의 19년을 작가와 함께 거닐며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그동안 네 권의 에세이를 펴내며 꾸준히 글 쓰고 그림 그리는 8년 차 프리랜서 작가 봉현. 최근에는 메일링 뉴스레터 <봉현 읽기>를 발행하며 독자들과 친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이토록 바지런한 봉현 작가에게도 슬럼프가 있었을까? 작가는 생애 가장 혹독한 겨울이었던 열아홉 고3 시절을 떠올린다. 삶의 울타리를 확장하려는 노력은 누구에게나 쉽지만은 않다. 작가 역시 자신만만했던 시절을 지나 새로운 세계로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 숱한 노력과 좌절과 실패와 성공을 맞닥뜨렸다. 그리고 그 끝에, 작가는 ‘어쩌면 아직 시작되지 않았을’ 마지막 겨울 방학을 꿈꾸게 된다.

 

어린이 & 청소년문학서점 ‘책방 사춘기’를 운영하고 있는 유지현 작가에게 겨울 방학은 ‘축제’로 명쾌하게 요약된다. 한겨울 찬바람에 굴하지 않고 여의도를 활기차게 누빌 수 있었던 열정과 에너지는 작가가 지닌 삶의 긍정성에서 비롯하는 듯하다. 같은 가수를 좋아하는 마음이 인연이 되어 팬클럽 친구들과 친밀하고 아늑한 연대를 이어 갔고, 또래 아이돌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가까이 지켜보면서 작가는 “나도 그 사람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을 꿈꾸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좋아하는 마음을 나누기 위해 좋아하는 것들로 채운” 책방의 시작은 일찌감치 예정되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브랜드 마케터이자 『아무튼, 달리기』의 작가 김상민은 “성격의 자양분으로, 취향의 뿌리로” 자리한 과거를 복원하기로 한다. 시간을 되돌려 작가가 도착한 곳은 열 살의 김상민이 살던 동네. 또래보다 일찍 사춘기가 시작된 열 살의 김상민은 학원 마치고 집으로 혼자 돌아가는 귀갓길을 좋아했다. 온전한 자유와 행복을 누리던 모험의 마지막엔 ‘간식’이 놓여 있었고 열 살 김상민은 붕어빵과 군고구마 사이에서 ‘생애 첫 갈등’을 시작하는데……! 오늘도 천막 안에서 정성스레 단어를 반죽하며 고요히 누군가를 기다리는 김상민 작가의 이야기가 단팥처럼 뜨듯하다.

 

겨울 방학, 여름 방학, 야자 시간, 점심시간, 소풍과 여행……

우리가 함께한 그 시절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그때의 나’와 ‘미래의 나’를 잇는 연결고리는 ‘오늘의 나’를 단단히 버티게 하는 보드라운 털실과도 같다. 여기, 여덟 명의 작가가 각자 품어온 시간의 털실을 풀어내 여러분에게 손을 건넨다. 당장의 고민과 걱정으로 힘들지라도 조금 지나면 또 다른 풍경이 기다리고 있으니 엉킨 마음에 얽매이지 말라고. 살다 보면, 또 괜찮아질 거라고.

겨울에는 넘어지기 쉽고 바람도 쌩쌩 부니 서두르면 좋지 않은 법. 차곡이 눈송이 밟아 가듯, 그러한 마음으로 이 계절을 보내기로 하자. 같이 추위를 견뎌 보자. 금세 또 봄이 다가올 테니까.

 

‘위 아 영We are young’ 시리즈는 앞으로 ‘여름 방학 이야기’ ‘야자 시간이 끝나고 난 뒤’ ‘점심시간 이야기’ ‘소풍과 여행’ 등의 테마로 앤솔러지 에세이를 지속적으로 출간할 계획이며 그림 만화, 에세이, 그래픽노블 등의 장르를 통해 생의 반짝이는 순간들을 차곡차곡 모아 가고자 한다.

 

 

 

 

 

지은이: 윤단비,김예원, 윤치규, 김성광, 박서련,  봉현, 유지현, 김상민

그림: 양양 

출판사: 책폴

출간일: 2021-12-01

쪽수: 1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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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97626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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