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 문장 쓰는 법
못 쓰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으로
못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려면 일단 한 문장을 써 봐야 한다. 긴 문장을 끊지 않고 이어서 쓰면 나만의 이야기를 방해받지 않고 써 내려갈 수 있고, 어떻게든 내용을 이어 가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주어와 술어가 호응하도록 신경 쓰고, 접속사를 통해 문장 안에서 글의 흐름을 만드는 훈련을 할 수 있다.
이를 시작으로 한 문장을 여러 문장으로 나누어 쓰고, 짧게 줄여 쓰고 길게 늘여 쓰는 연습을 하면서 자연스레 문장을 다듬고 글을 구성하는 법과 글 안에 흐르는 시간 감각을 익히게 된다. 또한 '나' 대신 다른 화자를 주어로 삼아 글쓰기 연습을 하면서 글을 쓰는 주체인 '나'와 글 안의 화자인 '나'를 분리하는 데 친숙해지고 평소에 잘 쓰지 않는 표현을 써 보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이 책에는 한 문장을 나누고 줄이고 늘이고 고치면서 열 문장으로, 한 편의 글로 만드는 법이 담겨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자연스레 내가 쓴 문장을 다듬는 법까지 익히게 된다. 저자가 자신의 직업 특성을 십분 발휘해 접속부사와 지시대명사에 관한 설명은 물론, 용언을 활용하는 팁까지 심어 놓았다.
목차
들어가는 글
1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
2 한 문장부터
3 길게 이어지는 한 문장 쓰기
4 한 문장을 길게 쓰는 연습이 필요한 이유
5 ‘나만의 것’에서 ‘모두의 언어’로
6 자연스러운 글쓰기라고?
7 ‘나만의 것’이 아닌 ‘너만의 것’에 대해 쓰기
8 내겐 너무나 낯선 나를 만나다
9 지금 글쓰기가 문제인 이유는?
10 그리고, 그래서, 그런데
11 여러 문장으로 나누어 쓰기
12 글쓰기는 공간이 아니라 시간을 채우는 작업
13 말로 할 때와 글로 쓸 때의 차이
14 짧게 줄여 쓸 때와 길게 늘여 쓸 때
15 내 말을 녹음해 보면, “내가 이렇게 말한다고?”
16 진정성과 진솔함이 담긴 글이라뇨?
17 정해진 분량에 맞춰 쓰는 연습
18 몸 안에 새겨지는 시간 감각
19 정해진 분량으로 일기 쓰기
20 글은 언제 어떻게 써야 하나요?
21 처음으로 돌아가서
22 다시 길게 쓰는 한 문장
23 본격적인 짧은 문장 쓰기
24 문장과 문장 사이
+ 체언 위주의 문장과 용언 위주의 문장
책 속에서
- 첫 문장
글쓰기는 번역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P. 12
제목에 들어간 '열 문장'은 열 개의 문장을 뜻하기도 하고, 열거된 문장을 가리키기도 하면서, 동시에 한 편의 글을 이루는 여러 개의 문장을 말하기도 합니다. 단지 한 문장을 제대로 쓰는 게 어려워서 글쓰기가 힘들다고 고민하는 건 아니니까요. 우리가 바라는 건 최소한 열 문장 정도는 큰 문제 없이 써 내려가는 거잖아요.
글은 언제 어떻게 써야 하는지 묻기보다, 나는 왜 지금 글을 쓰고 있으며 왜 특정 소재로 글을 쓰고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물어야 하지 않을까요.
P. 171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글쓰기는 번역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습니다.모든 글쓰기가 다 그렇다고 말하는 건 무리겠지만 최소한 제가 알고 있는 글쓰기는 그렇습니다. 나만의 슬픔,나만의 아픔, 나만의 기쁨, 나만의 분노, 나만의 생각,나만의 의견을 모두에게 통용되는 언어로 표현해야 하니까요.
P. 34
문장을 끊지 않고 쓰게 되면 어떻게든 내용을 이어가려고 애쓰게 됩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접속사를 통해 문장 안에 시간이 흐르도록 만드는 요령을 익힐 수도 있고요. 그뿐인가요. 복잡하고 긴 문장을 쓰면서 자연히 여러 개의 주어와 술어가 호응하도록 신경을 쓰게 되니 주술 호응 문장을 쓰는 훈련도 함께 할 수 있는 거죠. 물론 더 중요한 건 이렇게 씀으로써 단문을 나열할 때보다‘나만의 것‘ 혹은 ‘나만의 상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표현해 낼 수 있고 그 과정을 통해 앞에서 말한 것처럼 더 분명해진 ‘나만의 것‘과 마주할 수 있는 것이죠.
P. 55
나에게 한 번도 낯선 ‘너‘가 되어 보지 못한 ‘나‘는 진정한 ‘나‘라고 말할 수없겠죠. 그러니 글쓰기는 바로 그 내게조차 낯선 나와 매번 맞닥뜨리는 작업이어야 할 겁니다.
P. 75
이는 글쓰기가 그림이나 조각 같은 조형 예술처럼 공간을 통해 의미를 드러내는 장르가 아니라 음악처럼 시간을 통해 의미를 구현해 내는 장르임을 알려 주는 방증이죠. 회화나 조각품은 멀찍이 떨어져서 전체를 감상했다가 가까이 다가가서 한 부분을 세세하게 관찰할 수도있으나 음악이나 글은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오직 정해진 시간, 정해진 리듬에 따라 앞으로 나아가면서 감상하는 방법밖에 없으니까요. 공간이 아니라 시간을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중요한 장르랄까요.
P. 101
어느 강연에서 ˝저는 글을 신뢰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한 기억이 나는군요. 사실입니다. 글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말도 마찬가지고요. 말과 글은 신뢰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군요. 앞에서여러 번 말씀드린 것처럼 말과 글 모두 자연스러운 행동이 아니라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질서를 필요로 하는 시스템이라고 믿기 때문이죠.
P. 113
다시 말하지만 글을 쓰면서 우리가 전략적으로 몸에 익혀야 하는 시간 감각은 글을 쓰는 우리의 시간이 아니라 우리가 쓴 글을 읽게 될 독자의 마음속에 흐르는 시간과 관련된 감각입니다. 이 감각을 익혀 두어야 교과서적으로 글을 쓸 때뿐 아니라 나만의 방식으로 글을 쓸때도 참고할 수 있겠죠. 의외의 방식으로 글을 전개해나간다고 할 때 그 ‘의외‘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독자가 일반적으로 갖게 되는 시간 감각에 반전이라는 충격을 준 것일 테니까요.
P. 126
우리가 앞에서 ‘나만의 슬픔, 나만의 기쁨, 나만의 분노‘, 이 모든 나만의 것‘을 ‘모두의 언어‘로 옮기는 게 글쓰기라고 규정하지 않았던가요. 그러니 우선 슬픔 자체가 그냥 슬픔이 아닌 거죠. ‘나만의 슬픔‘이니까요. ‘모두의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나부터 과연 그것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 ‘나만의 슬픔‘이면서, 더 나아가 내 몫의 문장을 통해 새롭게 변신하게될 ‘나만의 슬픔‘이기도 한 거죠.
P. 137
셋째, 주어를 반복적으로 쓰게 되면 의도하지 않았어도 해당 주어가 강조될 수 있으니 문장 안에 숨길 수 있다면 숨기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앞에 쓴 짧은 문장의글에서도 주어가 감춰져 있는 걸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첫 문장부터 그렇죠? 짧은 문장의 경우 주어를 지나치게 노출해 쓰면 독자가 글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자칫주어만 남길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저자 소개
김정선
지은이: 김정선
출판사: 유유
출간일: 2020-03-04
쪽수: 160쪽
사이즈: 115*188mm
ISBN: 9791189683337
분류: 인문 교양 / 책읽기 글쓰기 / 창작 문장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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